잊혀져 가는 설..설날 전통 계승의 수호신들

2015. 2. 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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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 전통 옻칠 제기 '고려공예'
55년 전통 복조리 '임씨네공방'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설날 아침이면 장롱 한 켠에 고이 보관해둔 때때옷을 꺼내 입은 아이들이 차례상에 올릴 동태전, 호박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뽀얀 떡국에 침을 삼키곤 했다. 대문 어귀에 걸린 복조리에는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는 정성어린 마음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현대화와 산업화로 인해 우리네 전통이 하루가 다르게 사라져가고 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설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설날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전통으로는 차례와 복조리를 꼽을 수 있다. 설 아침에 조상을 모시는 의미의 차례에는 음식을 담는 제기가 사용된다. 이 중 옻을 칠한 현재 형태의 나무제기는 한국 고유의 문화로 조선시대 초부터 전승돼 왔다.

설날에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전통은 복조리다. 조리는 쌀을 이는 기구다. 먹을 것이 귀했던 조선시대 부터 쌀을 많이 조리할 수 있는 복조리는 풍요를 상징했다. 복조리를 주고받는 설날 미풍양속은 올 한해도 무사히 농작물을 수확하길 바라는 믿음에서 생겨났다.

하지만 복조리와 옻칠 나무 제기는 최근들어 플라스틱 제품과 값싼 중국산 제품에 밀리면서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여기에 전통 풍습을 지켜가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간신히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설날의 전통을 계승하고 지켜가려는 기업과 인물이 있다는 게 다행이다. 115년 전통의 제기 전문업체 ‘고려공예’와 55년 동안 전통 복조리 제작을 고집해온 ‘임씨네공방’의 임건영 명인이 그 주인공이다.

고려공예는 1900년 김갑진 기능장이 남원군 삼내면에 설립한 옻칠 제기 전문 업체다. 3대째 내려오고 있는 고려공예는 여전히 조선시대 전통 갈이틀 방식으로 옻칠 제기를 생산하고 있다. 1960년부터 55년 동안 전통 복조리를 제작하고 있는 임건영 명인은 하남시에서 임씨네공방을 운영하며 전통 계승에 힘쓰고 있다.

이들은 “경제적 안정보다는 전통을 후대에 남겨주는 것이 더 큰 행복이며 숙명”이라며 전통계승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채상우 (double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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