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완구 총리 취임, 공은 이제 청와대로 넘어갔다

2015. 2. 1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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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어제 여야의 표 대결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투표 결과는 찬성 148표, 반대 128표, 무효 5표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오전 이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 이 총리는 이제 합법적 절차를 거쳐 자격을 획득한 국무총리다. 하지만 이 총리도, '이완구 안'을 관철한 청와대와 여당도 샴페인을 터뜨릴 처지와는 거리가 멀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까스로 면했을 뿐이다. 딱하고 민망한 일이다. 공은 이제 청와대로, 이 총리에게로 넘어갔다. 민심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 신임 총리는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정부의 제 2대 총리다. 대한민국 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고 대통령의 명에 따라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헌법기관이다. 국무회의 부의장으로 국무회의에 안건을 제출할 권한도 있다. 그런 자리에 앉을 이 총리가 자격 검증 과정에서 적잖은 도덕적 결함을 드러냈고, 다수 국민에게 실망과 거부감을 안겼다. 이 총리 자신도 견디기 힘든 과정이었을 것이다. 이제 총리 역량으로 국민 신임을 회복해야 한다. 헌법과 법률에 적시된 기본 책무를 다하고 국정과제 해결에 온몸을 던지지 않으면 안 된다.

가장 시급하고 긴요한 과제는 경제 활성화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과제인 규제 철폐와 공직사회 혁신, 노동시장 구조조정 등의 현안도 해결해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발등의 불이 아무리 뜨거워도 국회 협력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것이 행정부 처지다. 이 총리는 행정·입법부 소통에서 전임자보다 훨씬 많은 강점을 가졌다. 여당은 물론 야당과도 적극 대화하고 소통해 정책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기여하고 헌신해야 한다. 그것이 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을 지켜보면서 싸늘해진 민심을 그나마 보듬는 길이다.

청와대도 깊이 고민하고 성찰할 것이 있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임명직 인사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국민 감동을 끌어낼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이 총리 인선이 감동을 끌어내고, 나아가 국정 동력을 배가시켰을 것으로 볼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박 대통령은 막중한 책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어제 국회 표결로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갈 길은 더 멀다. 이제 국민 시선은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후속 인사로 향하고 있다. 다시 실책을 범하는 것은 금물이다. 낡은 수첩은 덮고, 최우선적으로 넓게 보고 듣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야 화합의 인사, 탕평의 인사가 가능해진다. 국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인적 쇄신과 정교한 국정 운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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