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Cover Story]남자의 자존심은 손목에서 시작된다

입력 2015. 2. 12. 03:02 수정 2015. 2. 12. 07: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Q. 남자에게 시계는 어떤 의미인가

[동아일보]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사진)의 시계는 무엇일까. 호날두가 태그호이어의 '까레라 칼리버 36 플라이백'을 손목에 차고 있다. 시계가 화려한 그의 드리블 능력만큼, 세련된 그의 외모만큼 돋보인다. 태그호이어 제공

셔츠, 향수, 넥타이를 여자에게서 선물받아본 남자는 많다. 하지만 남자가 내심 받고 싶은 것은 시계다. 저렴한 것도 몇 십만 원은 줘야 살 수 있는 시계는 여성들로 치면 '명품 가방'과도 같다고 볼 수 있는데 남자는 본인을 드러낼 수 있는 아이템이 별로 없기 때문에 시계는 더 의미가 깊은 아이템이다.

사실 남자들 입장에서 '선물' 이야기를 꺼내자면 억울한 측면이 많다. 요즘 젊은 남성들은 '명품 가방' '명품 지갑' 하나쯤 '여친(여자친구)'에게 선물해 본 경험이 있는데 막상 돌아오는 것이 매번 셔츠나 향수면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대칭 선물 구조'라고 해야 할까. 물론 선물은 마음이라지만 남성 입장에서는 속상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직장인 박모 씨(28)는 "루이비통 가방, 아이팟 다 사줬는데 돌아온 건 팬티 한 장이었다"며 "지금은 헤어진 전 여자친구이야기다. 땅을 치고 통곡해도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최근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는 설문 결과가 있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9일부터 2주 동안 20∼40대 남녀 고객 187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초콜릿을 제외하고 여성들이 주고 싶은 선물로 '커플룩 의류(26%)'가 가장 많았다. 아니, 커플룩 의류는 여성들이 제일 받기 싫어하는 최악의 선물이 아닌가 말이다.

모든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기 때문에 옷은 아무리 비싼 것을 입어도 태가 안 날 수 있다. 하지만 시계는 그렇지 않다. 그 자체로 품격을 좌우할 수 있다. 게다가 시계는 브랜드의 '급'에 따라 수컷들의 오묘한 우열 관계까지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돌핀(국내 시계 브랜드로 돌고래 문양이 들어가 있음)'이나 '카시오'를 찬 남자보다 '오메가' '롤렉스'를 찬 남자가 부러움을 산다. 특히나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 남자들의 특성상 더욱 그렇다. 이는 '외제차'에 목을 매는 한국 남성들의 태도와도 일맥상통한다.

어찌됐든 여자한테 받은 시계라고는 입대 전 엄마가 사준 '돌핀'밖에 없을지라도 꿈꾸는 것은 자유다. 혹시 아나. '앤젤리나 졸리' 같이 입술이 섹시한 여자를 만나 35억 원짜리 파텍필립 시계까지 받을지. 참고로 개그맨 최효종도 위블로의 2000만 원대 시계를 여자친구한테 선물받았다고 한다. '효종 승!'

남자들이 꿈꾸는 시계는…

그래서 남자들이 꿈꾸는 시계를 골라 봤다. 기자가 클래식한 드레스 시계부터 '007 제임스본드'를 떠올리게 하는 씨마스터 시계까지 인기 끄는 제품들을 골라 봤다.

티쏘 '슈망 데 뚜렐 스켈레톤'

노란색 페라리를 떠올리게 하는 티쏘의 'PRC200'(50만 원대)은 초침이 매력 포인트다. 메탈로 된 시곗줄에 크로노그래프(스톱워치 기능으로 동그란 시계 안에 있는 작은 동그라미들을 의미)로 디자인 된 PRC200은 노란색 초침이 스포티하면서도 세련돼 보인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너무 많은 남자들이 차고 다닌다는 점. 하지만 이는 그만큼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반증일 터. 티쏘 하면 남자들은 PRC200을 떠올리는데 '슈망 데 뚜렐 스켈레톤'(200만 원대)은 한층 더 멋스러운 디자인을 갖췄다. 스켈레톤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 같다. 둥근 원판이 없다. 쌀 한 톨보다 작은 부품들이 작동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시티즌 '에코 드라이브 라디오 컨트롤'

세련되면서 뛰어난 기능까지 갖춘 제품도 있다. 일본의 시계 제조사인 시티즌은 과거 세계 최초로 충격 방지 기능을 갖춘 시계를 내놓은 바 있다. 시티즌의 대표 컬렉션은 '에코 드라이브 라디오 컨트롤.' 이 시계는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시계를 작동시키는데 안테나를 장착하고 있어 정확한 시간을 가리킨다. 오차는 10만 년에 1초. 죽을 때까지 오차가 생길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라도 '하이퍼크롬 오토매틱 스몰 세컨드'

원래 세라믹 소재 시계로 유명했던 건 라도다. 라도는 최근 '하이퍼크롬 오토매틱 스몰 세컨드' 시계(400만 원대)를 내놓았는데 이 역시 세라믹 소재로 만들어졌다. 숫자 대신 금색으로 표시한 것도 멋스럽지만 그레이 톤의 세라믹 소재가 단연 돋보인다.

본 시리즈와 007시리즈의 그

시계

태그호이어 '까레라 헤리티지 칼리버 1887 크로노그래프'

사실 이 강호에 시계는 엄청 많다. 하지만 남성 대부분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는데 바로 태그호이어다. 배우 맷 데이먼이 영화 '본 시리즈'에서 차고 나온 그 시계 브랜드! 아무리 시계가 '개취(개인의 취향)'라지만 남자라면, 게다가 영화까지 봤다면 탐이 나는 시계다.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건 '까레라' 라인. 그중에서 기자는 '까레라 헤리티지 컬렉션(600만 원대)'을 추천하고 싶다. 영롱하게 빛나는 시퍼런 시곗바늘은 '엑스칼리버' 검을 연상케 한다. 세련돼 보이지만 묵직한 느낌을 준다.

제니스 '엘 프리메로 크로노마스터 1969'

제니스의 '엘 프리메로 크로노마스터 1969'(1200만 원대) 모델은 제니스에게는 상징적 모델이다. 디자인이 과하다 싶은데 끌린다. 특히 초침에 달린 '별'은 제니스 시계의 상징. 제니스의 '엘 프리메로'는 3만6000회의 진동수를 가진 세계 3대 무브먼트(자동차로 치면 엔진) 중 하나인데 이 모델은 역대 '엘 프리메로'의 DNA를 결합했다.

이 외에도 권하고 싶은 브랜드가 있는데 크로노스위스다. 양파 모양의 시계 용두는 크로노스위스의 마스코트. 부품의 80% 이상을 스위스에서 생산하는 진짜 스위스 산 시계다. 모델까지 추천하자면 '시리우스 레귤레이터' 모델, 그중에서도 멋스러운 로즈골드(1800만 원대)를 추천한다.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서브마리너 데이트'

세월이 흐르면서 흔들릴 법도 한데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 바로 오메가와 롤렉스다. 제임스 본드의 시계인 오메가의 '씨마스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 설명이 필요 없다. 화살 모양의 시계 침이 멋스러운 '스피드마스터 브로드애로우'(700만 원대)를 추천하고 싶다. 문제는 단종 예정 제품이라는 것!

'예물로 롤렉스 받으면 성공한 결혼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특히 '서브마리너'(1000만 원대) 모델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수심 300m까지 방수가 된다는데 성능이 어떠면 어떠하리.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