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만에 '신데렐라'서 '간판' 된 이정협 스토리

피주영 2015. 2.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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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피주영]

축구대표팀의 '신데렐라'가 '간판 스트라이커'로 거듭났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이정협(24·상주 상무) 얘기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2골을 터뜨리며 울리 슈틸리케(61·독일) 대표팀 감독이 발굴한 최고의 '숨은 진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불과 40일 전까지만 해도 이정협의 이름 석자를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는 소속팀 상주에서 대부분 교체 출전해 20분 안팎만 소화한 백업 공격수였기 때문이다. 이정협이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린 것은 지난해 12월 22일이다. 그는 이날 '대선배' 박주영(29·알샤밥)을 제치고 호주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발탁됐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배고프고 열정적인 선수가 필요하다. 그런 모습을 보이면 '깜짝 발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발표에 앞서 1주일간 진행된 제주 전지훈련(12월 15~21일) 최종 청백전에서 이정협은 골을 뽑아내는 등 좋은 활약을 보이며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당당히 '깜짝 발탁'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협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이 끝난 뒤에야 그동안 마음 속에만 품었던 각오를 털어놨다. 그는 "소속팀에서 주전도 아닌 교체선수였으니 (저의 대표팀 발탁을 두고) 주변에서 반신반의한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아시안컵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각오대로 이정협은 실력으로 승부했다. 그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린 '최종 시험대'인 사우디아라비아전(1월 4일·2-0승)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8분 교체 투입돼 17분 뒤 쐐기골을 터뜨렸다. 생애 첫 A매치에서 데뷔골을 넣은 것이다. 이 골로 그는 슈틸리케호의 '특급 조커'로 급부상했다. 이정협은 "다행히 (빠른 시간 내에) 골도 넣었다. 사람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며 "동료들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들이 없었으면 이렇게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정협은 '신데렐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으며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거듭났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와의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3차전(1월 17일)에서 감기몸살을 앓았던 손흥민(23·레버쿠젠)을 쉬게 하고 이정협을 '깜짝 선발'로 출전시켰다. 그는 전반 32분 결승골을 꽂으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슈틸리케호는 1-0으로 이겼고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활약은 토너먼트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는 전반 20분 선제 헤딩골을 넣으며 2-0승을 이끌었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협은 "슈틸리케 감독님과 최고참 (차)두리·(곽)태휘형이 항상 경기 전 좋은 말을 해줘서 집중할 수 있었다. 오늘은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지만 감독님이 라커룸에서 '잘 하고 있다. 하던대로만 후반에도 해라'라고 힘을 주셨다"고 전했다.

국가대표의 꿈을 이룬 이정협에겐 이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언젠가는 나도 열심히 하면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겠지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제는 앞으로도 이 자리에 와서 부모님이 저를 보고 뿌듯해 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 붉혔다.

피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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