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없는 여성이 쌍둥이 출산, 어떤 일이?

2015. 2. 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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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남성 판정 英여성.. 자궁 흔적 찾아내 조직 복원
체외수정 시술로 두딸 얻어

[동아일보]

자궁이 없다는 소리를 들은 뒤 9년간의 노력 끝에 쌍둥이 자매 출산에 성공한 헤인스 부부. 왼쪽이 생물학적으론 남성이지만 평생 여성으로 살아온 헤일리 헤인스다. 사진 출처 데일리 미러

자궁 없이 태어난 여성이 기적적으로 쌍둥이 출산에 성공해 화제다.

영국 런던 북부에 사는 헤일리 헤인스(28)라는 여성은 19세 때인 2006년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의 성 염색체가 XX가 아니라 XY라서 난소와 자궁 같은 여성 생식기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충격에 빠진 그는 동갑내기 이성 친구였던 샘 헤인스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샘은 여성으로서 헤일리를 인정해줬고 이후 연인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은 이후 아기를 가질 방법을 백방으로 찾았다.

2007년 영국 의료진이 헤일리의 체내에서 몇 mm 크기의 자궁조직 흔적을 발견한 것이 '희망의 끈'이 됐다. 헤일리는 이후 지속적인 여성호르몬 투여를 통해 이 조막만 한 조직을 정상에 가까운 자궁으로 키워냈다. 4년 뒤인 2011년 60%의 확률로 체외수정을 통해 임신이 가능하다는 복음을 들은 두 사람은 기쁨에 들떠 영국 국민건강보험공단(NHS)에 체외수정 시술비용을 청구했다. 하지만 헤일리가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이란 이유 때문인지 거부됐다.

그러자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왕복 항공료를 포함해 1만500파운드(약 1734만 원)의 돈을 들여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에서 체외수정을 통해 두 개의 수정란 착상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크리스마스이브에 헤일리는 유도분만으로 이란성 쌍둥이 자매를 낳았다. 각각 3.1kg과 2.5kg으로 태어난 다르시와 에버리 자매는 건강한 상태다.

지난해 9월 자궁이 없는 스웨덴 여성이 세계 최초로 자궁이식을 통한 출산에 성공한 이후 유사한 사례는 있었지만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사람이 체내 자궁 조직을 키워 임신과 출산에 성공한 사례는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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