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캐릭터, 유일무이한 차두리의 대표 14년

풋볼리스트 2015. 2. 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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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75경기 4득점, 그리고 14년. 차두리(35)가 국가대표팀에서의 기나긴 시간을 마쳤다. 비록 우승하진 못했지만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후배들을 다독이는 베테랑이 되어 결승까지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표정. 차두리의 마지막은 특별했다.31일(한국시간) 열린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전 끝에 호주에 1-2로 패배하며 대회를 마친 차두리는 앞서 선언한 대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할 예정이다.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차두리는 당시 고려대에 재학 중인 21세의 유망주였다. 이후 2002, 2010월드컵과 2004, 2011아시안컵에서 활약하며 대표 선수로서 족적을 남겨 왔다.차두리는 실력이 남다르다기보다 캐릭터가 남다른 선수였다. 하얗게 밀어버린 머리와 단단한 육체, 정감 가는 표정,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후광이자 그늘이 모두 차두리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했다. 대중은 2004년 친선경기에서 독일을 상대로 오른쪽 측면을 지배한 차두리의 모습에 유쾌한 환호를 보냈다. 백인 선수를 몸으로 튕겨낼 수 있는 차두리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한 뒤 참가한 2010월드컵부터 차두리의 인기는 더 독특한 지점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차범근이 차두리를 조종하고 있다는 '로봇설'은 축구팬을 넘어 일반 대중에게까지 퍼진 범국민적 농담이 됐다.마지막 대회인 이번 아시안컵에선 선수들도 차두리에게 같은 친근함을 느꼈다. 어린 시절부터 차두리를 보고 자란 김진수, 손흥민 등의 어린 선수들은 일반 대중이 차두리에게 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나이 터울이 컸지만 '하늘 같은 선배'와는 거리가 멀었다. 손흥민은 차두리를 삼촌이라고 부르면서도 격의 없이 대했다.위계질서에 사로잡히지 않는 독특한 성격은 긴장보다 즐거움으로 뭉치는 특별한 리더십으로 이어졌다. "두리 형은 정말 성격이 좋다. 한국에는 없는 성격"(FC서울 동료 하대성)이라는 증언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결승전에서 두 번째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자책한 김진수는 "두리 형에게 마지막 선물을 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대회를 지켜본 평범한 사람들의 애정도 마지막 순간까지 끊이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차두리 고마워'라는 검색어 키워드를 포털 사이트에 만들어주는 것으로 그동안 즐거운 축구를 보여줘 감사했다는 인사를 전했다. 운동 선수와 대중 사이에 형성되기 쉽지 않은, 특별한 종류의 교감이다. 대표팀을 떠나는 차두리는 그동안 유일무이한 선수였다."나의 마지막 축구 여행은 끝났다! 비록 원하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너무나 열심히 뛰어준 사랑스러운 후배들에게 무한 감사를 보낸다! 나는 정말 행복한 축구 선수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화이팅!" 차두리답게 끝까지 에너지 넘치는, SNS를 통해 대중에게 전한 작별 인사다.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주요기사[A+스타] 칼릴, UAE의 공격에 마침표를 찍은 사나이[A+코멘트] 오마르가 중원을 지배한 UAE, 결국 웃었다[시드니 라이브] 안정환-기성용 "호주가 부담 더 크다"…이유는?[시드니 라이브] 亞 최고 축제 혹은 부담, 결승전의 두 얼굴크리스털팰리스, 아메오비-머치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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