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T아시안컵: 결승전을 이해하는 결정적 다섯 장면

윤진만 입력 2015. 2. 1. 08:04 수정 2015. 2. 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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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경기였다. 한국의 55년 만에 우승 도전, 한 베테랑의 대표팀 은퇴, 차기 국민스타의 극적인 골까지 실로 오랜만에 감동을 느꼈다. 어릴 적 국가대표 경기에서 느꼈던 그 감정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우승은 놓쳤지만 국가대표팀은 더 큰 민심을 얻었다. 그것만으로 이번 아시안컵은 대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감동이 채 가시지 않는 2월1일 새벽, <포포투>는 아시안컵 결정적 장면 마지막회를 쓴다.

#1. 공격은 이렇게 해야 제맛

전반 37분, 91년생 남태희와 92년생 김진수, 손흥민이 개개인의 장점이 녹아있는 공격을 보여주었다. 남태희가 상대 진영 왼쪽에서 영리한 발재간으로 상대의 템포를 빼앗은 뒤 오버래핑한 김진수에게 공간 패스를 찔렀다. 김진수는 왼쪽 사이드라인 돌파 후 문전으로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그 공을 손흥민이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발등 대신 발목에 맞아 골문을 벗어났지만, 슈팅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매끄러웠다. 이제야 무언가 선수들끼리 손발이 맞는 느낌인데, 아쉽게도 대회가 끝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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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잉글랜드 3부 선수, 프리미어리그 선수

1분 뒤 손흥민은 또 한 차례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도 관중도 시청자도 모두 아쉬움을 씻지 못하던 전반 45분, 한국은 치명적 선제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센터서클 부근에서 수비수 트렌트 세인스베리가 건넨 전진패스를 마시모 루옹고가 한국 골문 방향으로 감각적으로 돌려놓은 뒤 오른발로 때렸다. 공은 그대로 김진현의 손을 피해 골문을 출렁였다. 잉글랜드 3부 소속 스윈든 타운의 미드필더가 짜릿한 선제골을 뽑아내기 전에 프리미어리그 스완지 시티의 미드필더가 좀 더 적극적으로 압박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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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히어로 손흥민

한 골 뒤진 채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효율적으로 수비하는 호주의 빈틈을 찾기가 어려웠다. 30분, 35분, 40분 시간은 계속 흘렀다. 이윽고 정규시간이 모두 지나갔다. 남은 추가시간 3분 안에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야 했다. 추가시간 1분 바라고 바라던 기적이 찾아왔다. 상대 페널티박스 진영 부근에서 곽태휘, 한국영, 기성용,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패스 끝에 손흥민이 왼발로 골을 터뜨린 것이다. 몸에는 닭살이 돋았고, 머리카락은 쭈뼛 서는 느낌이었다. 이 느낌, 왠지 오래갈 것 같다. 손흥민, 왠지 오래도록 국민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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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때 그랬더라면 좋았을 텐데

연장 전반 14분 실점. 전반 선제골 실점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1분을 단단히 넘기지 못한 탓이었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김진수가 발 뒤꿈치로 패스한 공이 토미 주리치에게 걸렸다. 김진수는 재빨리 달려와 주리치의 진로를 막았다. 그러나 몸싸움을 이기지 못하고 돌파를 허용하고 말았다. 주리치는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로 낮고 빠르게 땅볼 패스를 보냈다. 김진현이 몸을 날려 볼을 쳐냈지만 제임스 트로이시에겐 완벽한 어시스트가 되었을 뿐이다. 김진수는 엎드린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빨리 걷어냈어야 했다', '더 적극적으로 막았어야 했다', '차라리 반칙으로 끊어야 했다' 등등 오만가지 후회가 머릿속을 떠다녔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대회 김진수의 공헌을 알기에 그를 향한 것은 손가락질이 아니라 격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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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마지막 '치달'이 된 그 장면

연장 후반 11분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했다. 아직 4~5분의 시간이 남아있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실은 그 장면이 국가대표 차두리의 마지막 '치달(치고 달리기)'이라는 것이다. 국가대표팀에서 차두리가 달리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많은 팬들은 그렇게 믿기가 싫을지도 모른다. 차두리가 달리면 늘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그의 크로스가 연결되든 끊기든 상관없었다. '치달' 하나로도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준 유일무이한 선수, 그 이름 차두리다. 물론 좋은 소식도 있다. 2015시즌 K리그 무대에선 아직 차두리의 '치달'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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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윤진만, 사진=SBS 중계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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