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10년 집권, 신인 등용문 좁아진다[Oh쎈 초점]'

2015. 2. 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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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표재민 기자] 톱 MC들이 이끄는 장수 예능프로그램들이 늘면서, 신인 개그맨의 등용문이 좁아지다 못해 거의 닫히기 직전이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10주년을 맞았다.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은 400회를 앞두고 있다. '무한도전'과 '스타킹'이 아니더라도 주말 프라임 시간대 중 신인 개그맨들이 앞에 설 수 있는 프로그램은 전무하다.

지금의 톱 MC들인 유재석, 신동엽, 강호동 등이 신인이었던 1990년대와 비교하면 더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지상파 3사 주말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고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때는 신인들의 등용이 가능했다. 몇 분짜리 짧은 코너로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어 많은 출연자들이 나왔다. 조금 어색하고 조금 실력이 부족해도 개그맨 양성에 목을 맸던 방송사의 분위기상 출연 기회를 주는 분위기이기도 했다.

지금은 톱 MC들과 예능에 진출한 가수 혹은 배우들이 100분짜리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인기 스타 위주의 구성은 주말 예능 경쟁이 심화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안정적인 인기가 보장되는 구성을 하다 보니 신인들에게 기회를 주는 실험을 할 수 없다. 짧은 시간 안에 평가를 받는 요즘 예능 특성상 도전은 불가능하다. 그나마 예능 흐름을 만들며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무한도전'은 때마다 신인 개그맨들을 깜짝 출연시키고 있지만, 모두 '무한도전'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향후 수십 년 후 프로그램을 이끌 재치 있는 개그맨 출신 MC들이 메마를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는 장수 예능프로그램이 의도하지 않게 만든 결과물이다. 물론 '무한도전'의 책임은 아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이 살아남는다. 이 프로그램의 사회적인 가치와 영향력은 10주년을 맞아 더욱 빛나는 대목이다. 다만 이 프로그램을 비롯한 상당수의 장수 예능프로그램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구성과 신인의 출현이라는 방송 순환을 막고 있는 측면이 있다는 것.

유재석이 지난 연말 시상식에서 MBC의 개그 프로그램 폐지에 대해 아쉬워하며 기회를 달라고 목소리를 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소감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후배들을 안타까워하는 유재석의 따뜻한 씀씀이를 확인하는 동시에 그만큼 신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전무한 요즘 방송가의 현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성장한 신인 개그맨들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진출하기 전 징검다리 역할을 했던 '인간의 조건'이 언젠가부터 배우와 가수로 채워지는 것도 신인을 뽑아서 키우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최근 OSEN에 "지금의 인기 MC들이 기회를 잡아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처럼 현재 신인 개그맨들도 멍석을 깔아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신인들이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보니 중간 허리 역할을 해줄 중견 개그맨들이 여전히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제 2의 신동엽, 제 2의 유재석이 나올 수 없는 분위기"라고 안타까워했다.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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