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터진 판 페르시의 골, 맨유는 반갑다

김태석 2015. 2. 1.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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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한달 만에 터진 득점이었다. 폭발력이 전성기 때만큼은 아닌 게 또렷하게 보이긴 했어도 침체를 벗어날 수 계기가 되는 골을 터뜨렸다는 점에서 향후를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레스터 시티전에서 대승을 거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베테랑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월 1일 자정(한국시각)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에서 레스터 시티에 3-1로 대파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전반 26분 판 페르시, 전반 31분 라다멜 팔카오, 전반 43분 상대 수비수 웨스 모건의 자책골에 힘입어 후반 35분 마르친 바실레프스키의 한 골에 그친 레스터 시티를 가볍게 물리쳤다.

24일 캠브릿지 유나이티드를 상대한 FA컵에서 객관적 전력상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굴욕적 무득점 무승부를 거뒀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서는 레스터 시티전 대승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뿌듯할 결과였다. 그러나 루이스 판 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승리 외에도 좀처럼 득점포에 불 붙는 기색이 없었던 판 페르시의 부활포를 봤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까 싶다.

판 페르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이전까지 보였던 강력한 득점력을 잃은 듯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4-2015시즌서 20경기에 나서 8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니 표면적으로는 나쁘다고 할 수 없는 득점력이나, 경기당 한 골에 육박하는 엄청난 득점력을 과시하던 '풀 페르시' 시절의 모습을 떠올리면 딴 선수처럼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만큼이나 판 페르시 스스로 느끼는 자신의 처지 역시 결코 좋지 않았다. 오는 6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라 힘을 잃어가는 듯한 현 상황에서 어떻게든 반전해야 했다. 특히 12월 2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이후 어떠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기에 최대한 빨리 이 무득점의 고리를 끊어내야 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약체 레스터 시티를 상대한 이번 경기는 판 페르시로서는 반드시 살려야 할 기회였다.

경기력적 면에서 판 페르시는 여전히 무딘 모습을 보였다. 팔카오와 투톱을 이뤄 공격을 주도했으나 볼 터치가 그리 썩 좋지 못했고, 예전처럼 개인기를 통해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드물었다. 전반 23분 왼쪽 측면을 재빠르게 파고 든 루크 쇼의 크로스를 살리지 못하는 모습에서는 판 페르시답지 못했다. 정확하면서도 강렬한 왼발 슈팅 임팩트가 트레이드마크였던 판 페르시는 루크 쇼의 정확한 왼쪽 크로스를 어이없게 날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번뜩이는 경기력은 없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련미를 바탕으로 골을 찾아가는 움직임만큼은 살아있었다. 전반 26분 선제골 상황이 그렇다. 달레이 블린트가 레스터 시티의 공격을 중원에서 차단한 후 상대 포백 라인 머리 위로 날리는 절묘한 침투 패스로 판 페르시에게 득점 찬스를 제공했다. 마크 슈왈처 골키퍼가 즉각적으로 각을 좁히고 나온 터라 일대일 찬스라도 득점이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으나, 판 페르시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넘어지며 오른발로 골을 결정지었다. 상대 포백 수비 배후를 파고드는 움직임, 볼을 향한 집중력이 킥오프 후 무색무취한 모습을 보였던 판 페르시에게 골맛을 보게 했다.

한달 여만에 터진 판 페르시의 득점은 경기 흐름 상으로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이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경기 주도권을 쥐고도 레스터 시티 수비진을 깨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원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웨인 루니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 더욱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판 페르시의 선제골이 터진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단 17분 만에 두 골을 더 몰아넣으며 레스터 시티를 사실상 KO시켰다.

경기 템포를 조절하며 영리하게 강적을 상대하던 레스터 시티의 흐름이 깨졌고, 이틈을 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팔카오의 추가골과 모건의 자책골까지 곁들이며 안방에서 손쉽게 승리를 거둔 것이다. 판 페르시는 팔카오의 득점 이전 상황에서 정확한 패스로 골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앙헬 디 마리아가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만들어 내는 등 간접적으로 기여하기도 했다. 추가적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어도 이날 승리에 있어 판 페르시의 공헌도가 매우 컸다는 뜻이다.

상위권 경쟁을 벌이는 데 있어 판 페르시가 한달 만에 골맛을 본 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불안한 수비의 약점을 현 상황에서 커버하려면 전방에서 공격진이 더 많은 득점을 터뜨려야만 한다. 판 페르시를 비롯한 공격수들이 더 분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달 동안 골을 넣지 못하던 판 페르시의 부활포는 그래서 고무적 결과라 할 수 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gettyImages멀티비츠(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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