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없으면 입사 안 돼" 버스업체 황당한 채용

최형원 2015. 1. 3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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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배우자가 없으면 우리 회사에 들어올 수 없다.

이런 황당한 채용 규정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한 버스업체에 입사지원한 여성이 실제 남편이 없어 원서 접수조차 거부당했다고 하는데요.

무슨 이유인지, 최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객버스 4천여 대를 둔 국내 최대 버스업체 KD운송그룹.

버스 운전기사 43살 김모 씨는 이 회사에 경력직으로 지원하려 했지만 원서 접수조차 거부당했습니다.

10년 전 남편과 사별했는데, 배우자가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녹취> 김00(버스운전기사) : "회사 방침이라서 (입사 지원이) 안된다고. 저보고 재혼을 해가지고 서류를 넣으래요. 일단은 황당하죠. 그건 내 잘못도 아니고..."

실제로 이 회사는 미혼 등 배우자가 없는 사람은 채용에서 배제해 왔습니다.

입사 지원시 혼인 관계 증명서까지 요구할 정돕니다.

<녹취> KD운송그룹 소속 운전기사 : "입사할 때는 이혼한 사람이나 미혼은 안되요. 회사 방침이 좀 그런 것 같아요."

KD운송그룹측은 채용시 기혼자에게는 100점 만점에 25점에서 30점 사이의 가산점을 주고 있다며 사실상 배우자가 있는 사람만 채용한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녹취> 버스회사 관계자 : "이왕이면 배우자 있는 사람이 더 책임감 있지 않나...그래서 회장님이 '배우자에게 50점을 준다'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요."

이런 차별이 버스업계의 관행이라는 증언도 나옵니다.

이혼 경력이 있어 채용이 안 된 경우도 있습니다.

<녹취> 이00(버스 운전기사) : "불합리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안받아 주는 걸 저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으니까..."

<인터뷰> 이관수(공인노무사) : "배우자가 없던지, 이혼, 사별의 이유로 해서 차별을 둔다고 한다면 이는 신분적인 차별로 볼 수 있고요 이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명확하게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KD 운송그룹은 배우자가 없는 사람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채용을 허가하라는 지침을 각 영업소에 슬그머니 내려보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최형원기자 (roedie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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