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결승전] 슈틸리케 감독의 현란하고 화려했던 용병술

손병하 2015. 1. 3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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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비록 패했으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용병술을 원 없이 감상한 경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격적 선수 기용과 경기 중 수시로 선수들 포지션을 바꾸는 능동적 전술을 멋지게 펼쳐 보였다.

2015년 1월의 마지막 날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호주에 패했다.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90+1′) 손흥민이 극적 동점골을 넣는 등 분전했으나, 호주에 전반 45분과 연장 전반 15분 두 골을 허용하며 1-2로 석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은 다시 한 번 벽에 막히고 말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경기에서 두 가지 포지션에서 파격을 선택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 자리에 선발 출전한 박주호,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장현수가 두 가지 파격이었다. 박주호는 지금까지 기성용 파트너로 출전했고, 장현수는 센터백으로 출전했음을 감안하면 도박에 가까운 승부수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 두 가지 새로운 카드를 선택한 이유는 호주의 오른쪽 측면 공격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팀 케이힐이 버티는 중앙 공격도 매서웠지만, 오른쪽 측면에서 활약하는 마시모 루옹고의 활약도 대단했다. 루옹고는 이번 대회 호주 공격진 가운데 가장 활동적이고 파괴력 넘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아래 오른쪽 측면 공격수 제이슨 데이비슨의 오버래핑도 만만찮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박주호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시킨 건 바로 수비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박주호를 전진 배치시켜 루옹고를 앞쪽에서부터 막는 것과 동시에 데이비슨의 오버래핑까지 방어하면서 상대의 가장 강한 창을 무디게 하겠다는 작전이었던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이 선택은 일단 적중했다. 박주호는 공격에서는 인상적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나 수비에 대단히 크게 기여하면서 호주의 강점인 오른쪽 측면 공격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장기인 오른쪽 측면 공격이 힘을 얻지 못하자 호주는 당황했고, 여기에 기성용-장현수 조합도 중원 압박에 성공하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슈틸리케 감독의 승부수는 계속 빛을 봤다. 이번에는 중앙 수비수 곽태휘를 최전방 공격수로 올리는 것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0-1로 뒤지던 후반 종료 직전 중앙 수비수 김주영을 투입하고, 곽태휘를 최전방으로 올리는 모험을 택했다. 그런데 이 승부수도 통했다.

호주 진영에서 의욕적으로 공격하던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곽태휘가 상대 진영을 휘저은 뒤로 흐른 볼을 한국영이 잡은 뒤 기성용에게 밀어줬다. 기성용은 지체 없이 손흥민에게 연결했는데, 손흥민이 극적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것이다. 곽태휘의 직접 연계는 없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용병술이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할 만하다.

비록 경기는 연장 전반 15분 호주에 또 한 번 결승골을 허용해 1-2로 패했으나 슈틸리케 감독이 보인 용병술은 대단했다. 결과가 패배로 끝나 아쉽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보인 능수능란한 전술 운영은 승리나 다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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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손병하 기자(bluekorea@soccerbest11.co.kr)사진=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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