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 '돈 걱정 증후군'인가?

입력 2015. 1. 31. 08:32 수정 2015. 1. 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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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직장인 A(35)씨는 월말마다 월급통장이 야속하다. 월급날 든든했던 통장 잔고가 다음날이면 각종 공과금과 카드 값으로 80% 이상 없어지기 때문이다. 직장 동료 말대로 잔고가 월급날 '로그인'됐다가 다음날 '로그아웃'되는 것 같다. 물론 A씨는 아직 자녀가 없어 저축도 하고, 연금저축도 드는 등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통장에 남은 돈이 별로 없다 보니 늘 돈 걱정이다. 심지어 각종 경조사 때문에 통장 잔고가 거의 바닥이 났던 지난해 연말에는 돈 걱정에 잠까지 설쳤을 정도다.

A씨처럼 돈 걱정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아 잠을 설치거나 신경질, 식욕부진, 구역질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을 '돈 걱정 증후군(Money Sickness Syndrome)'이라고 한다. 영국의 정신병리학자 로저 헨더슨 박사가 처음 사용한 단어로, A씨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이 이 증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출이 많은 설을 앞둔 1월 말~2월 초에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돈 걱정 증후군은 정말 돈이 없어서 생기는 것일까. 역설적이게도 로저 박사가 이 단어를 처음 언급한 것은 전세계 경제가 한창 고공 행진을 하던 2000년대 초반이다. 물론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돈에 대한 서민들의 스트레스가 이전보다 증가하긴 했지만, 경기가 좋았을 때도 돈 스트레스는 여전히 존재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돈 걱정의 원인이 적은 소득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얼마나 벌고, 쓰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자신의 연봉은 알고 있지만 1월부터 12월까지의 실수령액을 얼마나 받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요즘 월급을 현금으로 주거나 급여 명세서를 출력해 주는 회사가 없다 보니 실수령액을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내가 얼마나 벌고, 쓰는지부터 파악하라

지출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 사람들이 신용카드 청구서가 오면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고만 생각할 뿐 세부내역을 따져보거나 청구액을 실제 더해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나마 청구서를 챙기는 건 그나마 낫다. SNS(문자서비스)나 이메일로 청구서를 받으면 열람도 안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즉 내가 얼마나 벌고, 쓰는지 모르는 탓에 막연히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고만 생각하고, 그럴수록 더 돈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나의 수입ㆍ지출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돈 걱정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월별로 수입과 지출을 정리해 흑자 달과 적자 달을 파악해 돈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흑자 달의 남는 돈을 적자 달에 쓰는 등 지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지출은 변동지출 파악이 중요, 지출의 질(質)도 살펴봐야

특히 지출을 파악할 때 변동지출 내역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신이 쓴 돈을 고정지출과 변동지출 항목으로 정리하면 수입이 여의치 않을 때 변동지출 항목을 줄이는 방법으로 지출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 또 지출의 양보다는 질을 평가해 취사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맛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식비에,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옷에 돈을 쓰는 게 같은 지출을 해도 만족도가 높다.

잔액까지 맞추겠다는 욕심은 버려라

하지만 괜히 새해 알뜰한 가계 지출을 위해 가계부를 꼼꼼하게 쓰겠다는 욕심은 버리는 게 좋겠다. 보통 가계부를 하루, 이틀 쓰다가 포기하는 이유는 바로 잔액까지 맞추려고 하다 보니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다. 잔액이 안 맞는다고 100만원씩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닌데 괜히 몇백~몇천 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가계부를 통해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한 가계부보다 꾸준한 가계부가 더 낫다.

가계부 기록은 가급적 단순하게 하는 것이 좋다. 최근 마트에서 일주일치 장을 한꺼번에 보는 경우가 많은데, 콩나물 0000원, 두부 000원 등으로 구매내역을 다 적다간 너무 시간이 오래걸린다. 그냥 00마트 00000원 정도로 써도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별문제가 없다. 다만 한달에 한 번 정도는 예ㆍ결산을 꼼꼼히 하는 게 좋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일 가계부를 쓰는 게 어렵다면 지갑 속 영수증만 잘 챙겨도 누락되는 지출을 줄일 수 있다"며 "가계부 쓰기를 생활화하면 돈에 대한 막연한 걱정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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