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도 "증세 공론화하자"…공식논의 움직임

입력 2015. 1. 31. 07:23 수정 2015. 1. 3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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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물러날 원내지도부 인사들, 전향적 증세 발언 쏟아
새 원내대표 선출 변곡점…주류친박은 여전히 부정적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 내에서도 증세에 대한 전향적인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당·정·청 핵심부에서 “증세는 없다”면서 언급 자체를 꺼리는 것과는 다른 기류가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재정이 흔들리고 복지수요도 커지면서 박근혜정부의 ‘증세없는 복지’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그 이유다. 복지를 줄이든 세금을 올리든, 결단을 내릴 시점이 됐다는 판단이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은 31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복지가 너무 방만하고 재정이 부족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빨리 무상복지를 바꿔야 하고, 그래도 안되면 증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일표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은 세율을 올리는 식의 본격 증세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소득세와 법인세 같은 직접세의 세율 인상을 검토해야 할 때”라면서 “세수확보가 어려우면 사회적논의기구를 구성해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직무대행 역시 전날 SBS 라디오에 나와 “(증세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면서 “국민들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달 2일 새 원내지도부가 꾸려지면 자리를 물려줘야 한다. 그럼에도 9개월가량 당의 경제정책을 책임졌던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발언들을 가볍게 넘길 수 없다는 관측이다. 여권 핵심부와는 달리 증세없는 복지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상당부분 확산된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여권 경제통(通)인 4선 중진 이한구 의원도 최근 “증세없는 복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시기에 왔다”면서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일을 우리(정치권)가 해야 한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이에 환영하고 있다.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박근혜식 증세로는 세수부족을 피할 수 없는 한계를 알았다니 환영한다”면서 “조세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구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여당의 의견이 모아지면 관련 협상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증세와 복지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의 변곡점은 차기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경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증세 공론화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게 그의 신념이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최근 MBC 라디오에서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을 절대 못 올린다는 도그마에 빠질 게 아니라 백지상태에서 논의해야 한다”고도 했다. 세율을 올리고 세목을 신설하는 식의 증세까지 거론한 것이다.

이주영 의원은 유 의원에 비해서는 신중한 편이다. 이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택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 부분과 이를 뒷받침하는 재정과 조세, 국민부담을 같이 놓고 봐야 한다”면서 “증세는 섣부르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세 문제는 난항이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도 여전히 많다. 여권 내에서 계파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도 있어서다. 당정청 요직에 포진한 주류 친박계는 증세없는 복지에 대한 의지가 공고하다 .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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