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개선기획단 "존재 의미 사라졌다.. 해산하겠다"

양진하 입력 2015. 1. 31. 04:45 수정 2015. 1. 3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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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 성명서 발표키로

"오랜 논의 끝 절충안 만들었는데 최종회의 전날 '보류' 문자로 통보"

이규식 단장 포함 16명 해체 동의… 보험료율 5.89%로 일원화案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마련했던 보건복지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이 정부의 일방적인 개편 백지화에 반발해 기획단 해체를 밝히고 부과체계 개편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30일 건보료 개선기획단에 참여했던 위원들에 따르면 기획단은 2월 2일 성명을 발표해 3년간의 공론화 끝에 마련된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백지화한 정부에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성명서에는 항의의 뜻으로 기획단을 스스로 해체한다는 것과, 소득 중심으로 부과체계를 일원화하는 개편안을 원래 계획대로 올해 안에 추진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단장인 이규식 연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기획단에 참여한 학계, 노동계, 연구기관 16명 위원들 대부분이 여기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단에 참여한 A 위원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기획단과 전혀 협의 없이 사실상 부과체계 개편을 백지화한 것에 대해 위원들 대부분이 문제가 있다는 데에 공감하고 기획단장에게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획단 위원인 B 교수는 "우리는 2년 동안 최선을 다해 개편안을 마련했는데 개편을 안 하겠다는 건 기획단을 그만두라는 소리 아니냐"며 "더 이상 기획단의 존재 의미가 없어 기획단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성명서에 담긴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B 교수는 또 "올해 안에 개편을 추진한다는 원래 계획대로 조속히 돌아올 것을 촉구할 것"이라며 "기획단이 핵심 쟁점 중 최종적으로 도출한 보험료율 5.89% 일원화안에 대해서도 성명서에 담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단은 직장가입자에게 추가로 건보료를 부과할 소득 기준을 각각 달리해 7개의 개편안을 마련했지만, 끝까지 쟁점으로 남아있던 직장?지역가입자의 보험료율은 5.89%로 일원화하기로 합의하고 건보료 개편 발표가 예정된 29일 회의에서 이를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이규식 기획단장은 "(개편으로) 보험료가 크게 올라갈 부자들이야 반대하겠지만 웬만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소득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같은 생각 아니겠느냐"며 "건보료는 형평성의 원칙을 지키는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A 위원은 "개편의 전면적 시행이냐 점진적 시행이냐에 대해선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지만 오랜 논의 끝에 절충안을 만들어냈다"며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최종 회의(29일) 전날 문자로 개편안 보류를 통보한 것은 위원들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날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등 복지시민단체들도 청와대 앞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중단을 규탄하고 재추진을 요구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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