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MB 정면충돌] '회고록' 싸고 대립.. 반격하는 청와대

남혁상 기자 2015. 1. 3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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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안 반대는 국토 균형 발전 위한 결단"

청와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해 반격의 포문을 열면서 전·현 정권의 갈등과 대립 양상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는 회고록과 관련한 논평 등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관련 내용이 논란으로 불거질 조짐을 보이자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현재로선 전·현 정권이 회고록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사태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미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만큼 자칫 여권 내 또 다른 논란과 불화를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불쾌감 여과 없이 표출한 청와대=청와대는 30일 우선 이 전 대통령 회고록 중 2009년 '세종시 수정안' 부결사태 관련 내용을 문제 삼았다. 이 전 대통령은 책에서 "전혀 근거 없는 추론이었지만, 내가 세종시 수정을 고리로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2012년 여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심을 사게 됐다"고 썼다. 그러면서 "당시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끝까지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도 이와 전혀 무관치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런 내용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반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예고 없이 춘추관을 찾아와 회고록 내용을 "정치공학"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은 대선 승리 이후 세종시 이전은 공약대로 이행하겠다고 여러 차례 확인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정치적 어려움 속에서 국토 균형발전 관점에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개인의 소신이나 신뢰를 버리는 스타일이 아니다"고도 했다. 당시 세종시 수정안 반대 역시 '원칙과 신뢰'를 중시한 박 대통령의 철학이 반영된 것인데 '정략' 주장을 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의미다. 청와대는 오전 김기춘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회고록에 대한 적극 반박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또 회고록이 남북 접촉 및 대화와 관련한 비화를 여과 없이 노출한 데 대해서도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광복·분단 70주년을 맞은 올해 통일기반 구축을 위해 대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북측에 공세 빌미를 제공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29%대 지지율 급락도 강공 배경?=청와대의 이런 반격에는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세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국정운영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0%까지 연이어 깨진 상황에서 최근 회고록 논란이 또 다른 악재로 불거지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권 일각에선 이와 함께 이명박정부의 실정을 부각시켜 여론의 관심을 돌려보려는 시도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주간 단위 조사에서 처음으로 취임 후 최저치인 29%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은 27∼29일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 포인트)한 결과 박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해 응답자의 29%가 긍정 평가했다고 밝혔다. 부정 평가는 63%에 달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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