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난맥 - 정책난조에 민심 이탈.. 지지율 마지노선 무너져

입력 2015. 1. 31. 03:02 수정 2015. 1. 31.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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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각 파도에 흔들리는 청와대]
[현재의 늪]변함없는 불통의 벽.. '콘크리트 지지층'도 균열
朴대통령 지지율, 여당보다 낮아.. '반전 카드' 이완구도 효과 없어

[동아일보]

"견고한 지지층의 신화가 깨지고 있다."

3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의 자체 조사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2013년 취임 이래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지자 정치권은 크게 술렁였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되던 지지율 30% 선이 무너진 것이자 '콘크리트' 지지층에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27∼29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9%에 그쳤다. 부정 평가는 63%였고 8%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같은 대형 악재와 잇단 안전사고,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까지 터졌을 때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 들어 급격한 하락세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9일 40%에서 16일 35%, 23일 30%, 그리고 30일 29%로 계속 추락했다. 20여 일 만에 지지율이 11%포인트나 빠진 것이다.

여론조사 기법의 차이가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지율 29%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 전반기를 마무리하던 2005년 8월과 같은 수치다. 당시 종합부동산세 후폭풍과 대연정 제안 등의 영향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29%짜리 대통령"이라고 자조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이달 첫째 주 51%에서 이번에는 63%로 12%포인트나 늘었다. 그 이유로는 '소통 미흡, 너무 비공개, 투명하지 않다'는 의견과 '세제개편안, 증세'가 각각 16%로 가장 높았고 '인사 잘못함, 검증되지 않은 인사 등용'이 14%였다. 이는 박 대통령의 청와대 인적쇄신이 미흡하고 연말정산 논란과 건강보험료 개편 연기 등 정부의 잦은 '정책 말 바꾸기'에 국민이 염증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내각제로 따지면 29%는 총리가 바뀌어야 할 지지율"이라며 "지난해부터 누적된 정부의 실수와 혼란이 티핑포인트(결정적 전환점)를 넘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선 후보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차근차근 다져 나가지 않는다면 지지율 복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정부의 앞길도 순탄치 않을 것 같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반전 카드'로 내세웠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후보자는 차남의 병역면제 사유를 자진해서 공개검증 받으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아직도 경기 성남시 분당 땅 투기 의혹 등과 관련해 비판을 받고 있어서다.

이 후보자에게 우호적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까지 태도를 바꿔 "검증을 제대로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인사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유성엽 의원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후보자가) 아들이 공개검증을 받는 것이 안타깝다며 울먹인 모습은 의도적으로 국민 정서에 호소하려는 듯한 태도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홍종학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잘못하다가는 이 후보자도 '양파 총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기초자료 검증에서 이 정도의 의혹이 제기된다면 향후 문제의 소지가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지지율(41%)보다 크게 낮아진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여당에 얹혀 가는 대통령'이라는 그림은 여권에서는 상상도 못 한 일이기 때문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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