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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의 1S1B] KIA는 만화같은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을까..

조회수 2015. 1. 30. 16: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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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잃어버리고 방황하던 왕년의 스타, 전임 감독의 신임을 받지 못해 이리 저리 치이면서도 '리더'라는 이름 탓에 늘 웃음 짓고만 있었던 베테랑 투수.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그 공을 잃어버린 채 평범한 투수로 전락한 또 한 명의 투수.

그들이 그들을 믿고 기다려주는 감독을 만난다. 그리고 기적 같은 부활. 그들이 살아나며 모래알 같았던 팀 워크가 살아나기 시작한다.

전성기 만큼의 기량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그들을 믿어주고 기다려 준 지도자와 팀, 그리고 팬을 위해 헌신하는 플레이를 한다. 자리를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들의 노력은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팀도 바꾼다

그들을 우상으로 여겼던 어린 선수들은 그들과 함께 뛴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느끼게 되고, 그 감동은 한 번 해보자는 독한 각오로 이어진다. 그렇게 꼴찌 후보였던 팀은 정상까지...

현실이 아니라 만화나 소설, 그리고 영화라면 꽤 그럴 듯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는 스토리다. 하지만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은 그리 높지 못하다. 마음 하나 먹는 것 만으로도 야구가 달라진다면, 야구 때문에 흘릴 눈물이 절반 이상은 줄어들런지도 모른다. 현실은 냉정하며, 그 잔인하도록 냉혹한 실제 야구는 쉽게 자리를 내 주지 않는다.

다만, 아주 가끔은 우리가 믿고 있던 기적이 일어나기도 한다. 모두가 안된다고 한다고 해서 실제로 안되기만 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야구를 사랑하고 지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 딱 그런 기적이 필요한 팀이 있다. '과거의 명가' KIA 타이거즈가 그렇다. 더 이상 망가지기 어려울 정도로 엉망 진창이 되어 버린 팀. 가진 것 보다 모자란 것이 많아진 옛날 강팀. KIA는 지금 기적이 필요하다.

흥미로운 건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소재들이 팀에 남아 있다는 점이다. 텅 빈 듯 보였던 그들의 곡간 속엔 한 때 한국 야구를 호령했거나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이 남아 있었다.

최근 몇 년을 사실상 허송세월로 날려 보냈던 최희섭은 모든 훈련을 다 소화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서재응과 김병현은 이제 경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겠다며 독한 마음을 먹고 있다. 한기주와 곽정철은 재활 훈련에 여념이 없다.

이들이 다 살아난다면? 한꺼번에 부활한다면? 갑자기 KIA는 포지션 중복을 걱정해야 하는 팀이 된다. 경험 부족한 선수들에게 맡겨야 하는 센터 라인도, 기댈 구석이 생길 수 있다. 그런 기적이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김기태 신임 KIA 감독은 한 번 믿고 맡긴 선수들에 대해선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지도자다. 눈 밖에 나지만 않으면 그렇다.

'왕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선수들이 가장 얻고 싶어하는 것이 바로 그 믿음이다. 믿고 기다려준다면 한 번 해볼 수 있다는 아쉬움을 안고 산다. 그런 그들에게 김기태 감독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아예 새 판을 짜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갖고 있는 힘을 끌어내보고자 하는 것이 김 감독이 그리고 있는 그림이다. 그 속엔 앞에 나열했던 이름의 선수들이 분명히 들어있다.

KIA는 이 만화 같은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을까. 아니면 많은 사람들의 생각처럼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좋은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건 감독과 배우들의 몫이다. 이제 공은 그들에게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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