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팩트] 日축구 현실, 엄청난 취재진과 '아이돌' 선수

풋볼리스트 2015. 1. 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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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시드니(호주)] 류청 기자= 디펜딩 챔피언 일본은 8강전에서 UAE의 거센 추격을 물리치지 못하고 돌아갔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일본은 짐을 싸서 귀국한 후에도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일본은 이번 대회 가장 많은 취재진을 보낸 나라다. 일본 기자들은 150여명의 취재진이 호주에 왔다고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이나 믹스트존에 가면 수많은 일본 기자들이 선수에 질문을 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교도통신'을 비롯한 유수매체에서 파견한 기자부터 기획서를 출판사나 잡지사에 보내 채택된 프리랜서 기자도 많았다.UAE에 패하고 가장 달라진 풍경 중 하나가 일본 기자들이 현저하게 준 것이다. 켄타로 츠치야 '교도통신' 기자는 "일본이 떨어진 후 150명 중 100명 정도가 귀국한 것으로 보인다. 나를 비롯해 50명은 결승전 혹은 3.4위전까지 취재한 후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많은 기자가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한국의 취재진 정도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축구자체가 일본에서 갖는 상징성과 흥행성은 한국보다 큰 게 분명하다.일본은 이번 대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특유의 경기 방식을 고수하며 경기를 지배했지만, 결정력에서 문제를 보였다. 일본 취재진 사이에서는 "아무리 공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뭘 하나, 결국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라는 조금은 배부른 비판이 나오곤 했다. UAE와의 8강전은 이런 불만이 정점에 달한 경기였다. 일본은 단 10분을 UAE에 내주고도 패했다. 몰아 붙이면서도 UAE의 수비를 넘지 못했다.탈락이 결정되자 수면 밑에 있었던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가장 큰 목소리는 세대교체에 관한 것이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 중 평균연령이 두 번째로 높은 팀이다. 팔레스타인(27.04세)에 이어 2위(26.78세)다. 츠치야 기자는 "일본 내에서는 시바사키 가쿠와 같은 젊은 세대들을 더 많이 보고 싶다는 의견이 크다.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라고 말했다. 재일교포 기자인 하종기 씨도 "젊은 세대에 기회를 더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라고 했다.

전술적인 움직임에 대한 비난도 많다. UAE전에서 도요타 요헤이가 교체로 나왔을 때 전술적으로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것. 하종기 기자는 "도요다는 키가 큰 선수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그 선수를 교체로 넣은 것은 분명한 의도를 가진 것이었는데, 선수들의 움직임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라며 "선수들이 감독의 전술을 이해하는 능력이 낮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정신력과 선수 개개인에 대한 말도 많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선수는 가가와 신지다. 츠치야 기자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지만, 가장 못한 선수는 분명하다. 가가와다"라고 했다. 하종기 기자도 "일본 네티즌은 가가와를 문제삼고 있다"라며 "정신력이 약하고, 공을 끈다고 비난한다. 1대1 돌파도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가와는 UAE전에서 승부차기를 놓치기도 했다.언론, 여론과는 다른 움직임도 있다. 일본이 호주에서 돌아오던 날 공항에는 약 300여명의 팬들이 모였다. 한국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귀국하던 날처럼 비난을 퍼부으려는 이들은 아니었다. 대개가 소녀팬이었다. 츠치야 기자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일부 팬들은 축구선수들을 아이돌이나 록스타 같이 좋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수에 대한 애정이 팀 성적과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이런 움직임은 한국과도 비슷한 면이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예선탈락 한 뒤 대표팀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개개인의 사생활까지 문제 삼을 정도였다. 브라질에서 귀국하던 날 몇몇 팬들은 "한국축구는 죽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엿까지 투척했다. 하지만 공항에 나온 다수의 젊은 팬들은 "오빠"와 "멋있다"를 연발했었다.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축구선수가 실력이 아닌 존재 자체로 동경의 대상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이번 아시안컵을 거치면서 일본 축구의 현실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축구는 여전히 실력과 인프라 그리고 산업적인 측면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 축구는 세대교체와 결정력 강화라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앞에 두고 있다. 엄청난 취재진과 아이돌이 된 선수들, 이 두 상반된 얼굴에서 일본 축구의 현실을 볼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주요기사[히든트랙] 대표팀 진정한 강점, 자가 동기부여절대강자 없는 아프리카, 세네갈·카메룬이 탈락한 이유도르트문트, 일본-가봉의 조기 탈락에 '안도'[시드니 라이브] 전철타고 공 바람 넣던 한교원, 亞정상 꿈꾼다[시드니 라이브] 7년 된 축구화 신고 짐 나르는 '2인자' 아르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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