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슈틸리케만의 특별한 '선수단 기 살리기' 방법

윤태석 기자 2015. 1.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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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윤태석 기자] 국가대표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킥오프 직전 치르는 중요한 의식이 하나 있다.

경기 시작 전, 대표팀 주장 기성용(왼쪽)의 손을 쥐고 격려하는 슈틸리케 감독. 슈틸리케 감독은 데전 때부터 항상 경기 시작 때 선발 멤버 전원과 하이파이브를 해 왔다.

보통 감독들은 선수들이 입장할 때 벤치에 있는데 슈틸리케 감독은 조금 다르다.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나와 그라운드로 입장할 때 벤치 옆으로 와서 선발 멤버 11명 전원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선수들의 사기를 충전하기 위해서다. 이번 호주 아시안컵에서도 지난 10일 오만과 조별리그 1차전부터 26일 이라크와 준결승까지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똑같이 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이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점점 익숙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딱 한 번 하이파이브에 실패한 적이 있다. 17일 브리즈번에서 열린 호주와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다. 브리즈번 스타디움은 선수들이 나오는 통로와 그라운드 사이가 다른 경기장에 비해 좁은 편이었다. 여기에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중계 시간에 맞춰 선수들에게 빨리 움직이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슈틸리케 감독은 몇몇 선수와 미처 손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는 경기 내내 안절부절했다. 다행스럽게 한국의 1-0 승리로 끝났지만 경기 후에도 이 부분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이 행동이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축구는 흔히 전쟁에 비유된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격렬한 몸싸움과 태클이 난무한다. 개인 기량 못지 않게 정신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병사들이 전장에 나서기 직전 지휘관이 직접 어깨를 두드려주는 것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또 있을까. 투혼을 일깨우고 집중력을 배가시키기 위한 그만의 비결인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뿐 아니라 지원스태프들의 사기 진작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편이다.

지난 1월 1일, 새해를 적지 호주에서 맞이한 대표팀은 현지에서 공수한 재료들로 떡국을 만들어 선수단에게 먹고 쉬게 했다.

국제 대회를 치를 때는 지원스태프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낼 수 있도록 몸을 관리하는 의무팀, 훈련과 경기 용품은 물론 유니폼까지 하나하나 챙기는 장비팀, 상대국 전력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보기 쉽게 편집하는 분석팀, 모든 일정을 총괄하는 매니저 등이 모두 지원스태프다. 이들의 도움없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식사 시간에 스태프 중 한 명이라도 안 보이면 무슨 일이 있는지 꼭 묻는다. 고마움의 표시도 잊지 않는다. 축구협회 홍보팀 이재철 대리는 어느 날 감독과 선수에게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일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밤 늦게까지 고생한 적이 있다. 제대로 잠도 못자고 멍한 얼굴로 다음 날 아침 식당으로 나갔는데 슈틸리케 감독이 "제리!(이 대리의 영어 이름) 어제 고생 많았어"라며 엄지를 드는 순간 피로가 눈녹듯 사라졌다고 한다.

시드니(호주)=윤태석 기자

사진 출처=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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