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CCTV 엉뚱車에 19일 허비한 경찰 왜?]

이병찬 2015. 1. 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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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이병찬 기자 = 충북 청주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고 용의차량이 고급 외제차가 아닌 국산 RV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의 초동 수사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10일 이후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하던 강모(29)씨를 숨지게 한 가해차량은 흰색 BMW로 특정됐었다. 경찰은 물론 '네티즌수사대'도 이 외제 승용차 찾기에 혈안이었다.

경찰은 사고 지점에 청주시 등이 설치한 공용CCTV가 없어 영상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었다. 주차 차량과 주변 상점에 설치돼 있던 CCTV에서 겨우 사고 현장을 지나는 흰색 차량의 영상을 찾아냈다.

영상을 확인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흰색 BMW, K7, 렉서스 등 고급 승용차일 거라고 했다. 그러나 경찰과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흰색 승용차는 용의 차량이 아니었다.

엉뚱한 차량을 용의차량으로 지목해 보름이 넘는 시간을 허비한 셈이다.

지난 27일 수사본부를 꾸리고 수사력을 보강한 경찰은 사고현장 주변을 정밀 재수색한 끝에 새로운 CCTV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해당 영상에 사고 현장 170m 지점을 과속으로 주행하는 국산 RV(윈스톰) 차량이 등장하면서 경찰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사고 지점 전방 170m에서 찍힌 RV차량은 과속으로 달리다 좁은 길로 급히 우회전했지만 BMW 승용차는 주행하던 도로를 그대로 직진했다. 경찰이 RV차량을 용의차량으로 지목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청주권에 있는 같은 색의 차종 1400여대를 샅샅이 살피는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경찰은 차종이 확인된 만큼 수사력을 결집하면 조기 검거도 가능하다고 자신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고 장면이 확보된 것은 아니다. 시간도 19일이나 허비하면서 용의차랑에 여유 있는 증거인멸의 기회를 제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차량이 등장하기 전후 4분 동안 차량이 통행이 없었고, 용의차량은 큰길로 가지 않고 샛길로 빠져 도주했다"며 "그러나 번호판은 여전히 식별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동차 수리업체 등에 대한 탐문수사와 함께 숨어 있을 가능성에 대비한 수색도 강화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예상 도주로에 번호판 식별이 가능한 CCTV영상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bc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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