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선택제 신청교사 전국서 51명뿐..출발부터 '삐거덕'

2015. 1. 2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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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교육청 중 절반 '전무'..까다로운 조건 등으로 외면

16개 교육청 중 절반 '전무'…까다로운 조건 등으로 외면

(전국종합=연합뉴스) 교육부가 교육 현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해온 시간선택제 교사제도가 첫걸음부터 힘겨운 모양새다.

시간선택제 교사는 현직 교사가 주당 15∼25시간을 전일제 교사처럼 교육활동과 학생 상담·생활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를 말한다.

국·공립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사가 육아나 가족간병, 학업 등을 이유로 3년 이내에서 시간선택제 교사로 근무하다가 다시 전일제 교사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이 제도가 교사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임용대기 교사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올해 3월 초 시범도입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신청자가 51명밖에 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각 시·도교육청이 심사 절차를 마치면 실제로 시간선택제 교사로 전환하는 인원은 이보다 줄어든다.

이에 따라 교육부가 교사 등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않고 준비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교육청 절반이 신청자 '0'…서울도 13명에 불과 = 29일 현재 시간선택제 교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제주교육청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 중 15곳에서 신청 접수가 끝났다.

연합뉴스가 전국 시·도교육청을 종합한 결과 신청 인원이 51명으로 파악됐다.

경기, 경남, 대전, 세종, 전북, 광주, 부산, 강원 등 8곳에서는 신청자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전남은 당초 신청기간이 30일까지였지만 아직 신청자가 없어 다음 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서울은 지난 23일까지 신청을 받았는데 지원자는 초등교사 13명에 불과하다. 중등교사는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았다.

대구는 유치원·초등교사 9명, 중등교사 12명이 각각 신청한 가운데 최근 초등교사 6명, 중등교사 6명이 최종 선정됐다.

또 충남은 초등교사와 중등교사에 3명씩, 모두 6명이 신청했고 충북에서는 중등 교사 신청자가 7명이다.

울산의 경우 신청자가 초등 1명, 중등 1명밖에 되지 않아 올해 봄 시행할 수 없는 상태다.

28일 신청을 마감한 인천은 중등 교사 2명이 지원했다.

◇ "휴직이 낫다"…같은 학교서 '짝맞추기' 쉽지 않아 = 교사와 학교가 시간선택제에 호응하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장점이 크지 않고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사들은 시간선택제로 전환하면 근무경력, 임금보상 등에서 만족스럽지 않으므로 휴직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입장이다.

학교에서 시간선택제 교사가 많으면 기존 교사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농촌 등지의 소규모 학교에서는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교사의 경우 부족한 수업시수를 누군가 보충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교사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학교 현장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간선택제 교사들이 자칫 학교에서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도 신청을 주저하게 하는 부분이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시간선택제 교사제도를 하면 당장 담임교사 자원이 부족해지고 수업시간 배정 등 교육과정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며 "개별교사들의 신청 문의는 있었지만 실제로 신청한 교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신청자가 있는 교육청도 이른바 '짝 맞추기'가 고민이다.

한 학교에 전일제 교사 1명을 새로 배치하려면 시간선택제를 신청하는 교사가 2명이 돼야 한다.

학교당 신청자가 1명에 불과하면 시간선택제를 아예 운영할 수 없고 3명 이상 홀수여도 남는 인원이 생긴다.

중·고교 교사의 경우 한 학교에서 신청교사들의 과목이 같아야 전일제 교사의 투입이 가능하다. 학교당 보통 한 명에 불과한 체육전담 교사는 사실상 신청이 불가능한 셈이다.

여기에 아직 홍보가 아직 충분히 되지 않아 교사들의 이해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간선택제 교사제도가 시행 초기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원단체는 지난해 시간선택제 교사제도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재검토를 촉구해왔고 교대생들은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와 동맹휴업까지 했다.

시간선택제 교사는 수업 단절 등으로 교육 현장의 파행을 초래하고 동료교사, 학생들과의 관계 형성이 어려워 안정적인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재현 황봉규 한무선 정찬욱 최영수 형민우 김경태 조정호 김근주 전지혜 이해용 윤우용)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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