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팬톡] 입양소년 케이든, "그래도 우승은 한국"

정성래 입력 2015. 1. 29. 04:35 수정 2015. 1. 29.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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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국 팬들의 의견은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한국 외 타 국가 팬들의 생각을 듣기엔 쉽지 않다. 언어적, 거리적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시아 각국의 팬들이 2015 호주 아시안컵서 자국을 응원하기 위해 호주를 찾았다. 그래서 준비했다. 현지에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직접 만나 아시아 축구에 대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까만 머리에 까만 눈, 영락 없는 아시아인이지만 소년의 국적은 호주였다. 낳은 부모는 그를 등졌고, 그는 이역만리 호주에서 자신을 아껴주는 부모와 새 삶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 소년이 한국 A대표팀과 마주해 한국의 우승을 기원했다.

한국의 훈련 장소인 시드니 외곽의 코가라 오발. 미디어 출입구 앞에 빨간 옷을 입은 어린 소년과 소녀가 엄마의 손을 잡고 철문 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한국 선수단의 유대우 단장이 사인볼을 가져와 그에게 건냈다. 무슨 사연인지 궁금했다.

소년의 이름은 케이든. 그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한 살 즈음 호주로 입양되어 호주인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몸속의 피는 숨길 수 없었다. 그의 엄마 캐리는 "이 근처에 살고 있다. 집으로 가다 한국이 훈련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 딸과 뛰어 왔다"며 케이든에게 한국 A대표팀을 보여주기 위해 훈련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환상적이다. 몇 팀을 봤는데, 한국이 훈련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자신의 아들에게 고국의 축구팀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는 뜻을 드러냈다.

케이든 역시 마찬가지였다. "너무 기쁘다"며 연신 싱글벙글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유대우 단장에게 공까지 선물 받자 그의 입은 귀에 걸렸다. 유대우 단장은 사인볼에 이어 KFA 뱃지와 자신이 차고 있던 KFA 시계까지 끌러주며 케이든을 챙겼다.

그는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어렵지만, 몇 명의 얼굴은 알고 있다"며 "한국이 꼭 우승할 것"이라고 한국을 응원했다. 그의 엄마 캐리 역시 "아들이 응원하는 팀을 응원할 것"이라며 한국의 승리를 기원했다.

케이든의 국적은 호주지만, 여전히 그의 안에는 한국이 자리잡고 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자신의 조국인 한국을 향한 그의 응원이 고마우면서도, 마음이 아려왔다.

글= 정성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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