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회고록 전문 단독 입수]4대강 "빨리 시행해 불행 중 다행" 자원외교 "노무현보다 잘해"

유정인·유희곤 기자 2015. 1. 2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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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정 비판' 반박
"오바마도 '4대강' 칭찬.. 녹조는 원래 있던 것"
"자원외교 총괄 한승수 총리.. 평가는 시기상조"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4대강 사업과 자원 외교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비판 의견을 '반박'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들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최대 치적'임과 동시에 '국부유출', '혈세낭비' 논란에 쌓여 있는 '최대 약점'이다.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박근혜 정부 출범 뒤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이 '(폐기된) 대운하를 염두에 뒀다'고 한 데 대해선 '비전문가들이 결론 내릴 수 없는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국정조사가 진행 중인 '자원 외교'의 총괄 지휘자로는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를 지목했다. 야당이 이 전 대통령과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컨트롤타워'로 꼽는 것과는 다른 설명이다. 자원 외교 비판에는 '(벌써 평가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두 사업에 대한 논란에 '반격'을 하면서, 논란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가운데)이 2009년 7월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지역투자박람회 개막식을 마치고 4대강 살리기 사업관을 둘러보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 "금융위기에 4대강 추진은 다행"

"(세계적 금융위기 중) 4대강 살리기 사업은 환경개선과 경제위기 극복을 한꺼번에 만족시키면서 적시에 추진될 수 있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세계 금융위기를 다른 OECD국가들보다 빨리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1년 10월 오바마 대통령의 비공식 만찬에서 오바마는 어떻게 그렇게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정 투자에 나설 수 있었는지 물었다…나는 세계 금융위기가 들이닥쳤을 때 우리가 신속히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을 불행 중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 감사원 발표 "도무지 납득 안 가"

"(4대강 사업이 대운하 건설 위장 사업이라는) 주장은 퇴임 후 감사원의 4대강 살리기 사업 감사 결과에서까지 나왔다. 입찰 시공과정에서 부정이나 불법행위가 있는지를 파악해야 할 감사원이 '대운하 위장설' 같은 것을 발표하는 행위는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4대강 살리기 사업은 감사원의 비전문가들이 단기간에 판단해 결론을 내릴 수준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 '녹조' 등 조목조목 반박

"대가뭄이 닥치자 4대강 반대론자들은 '녹조' 문제를 들고 나왔다. 과거 가뭄이 오지 않아도 갈수기에는 4대강이 녹조로 뒤덮였던 사실을 외면한 주장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본질이 왜곡되고 정치쟁점화되는 과정에서 국익을 훼손시키면서까지 국제사회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하는 일부 시민단체들 모습을 보며 나는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

■ "해외 자원개발 지휘는 총리"

"해외 자원 개발의 총괄 지휘는 국무총리실에서 맡았다. 초대 국무총리로 한승수 총리를 임명한 것은 그 같은 이유였다. 한 총리는 외교 분야 경륜이 많고 특히 자원 외교 부문에 관심이 많았다. 국내외 복잡한 현안에 대해서는 내가 담당하고, 해외 자원 외교 부문을 한 총리가 힘을 쏟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 자원 외교 국조 앞둔 '반박'

"자원 외교는 그 성과가 10년에서 30년까지 걸쳐 나타나는 장기적 사업이다. 퇴임한 지 2년도 안된 상황에서 자원 외교를 평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자원 개발 과정에서 비리가 있다면 철저히 조사하여 관련자를 엄벌하면 된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침소봉대해 자원 외교나 해외 자원 개발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 "노무현 정부 회수율보다 높다"

"우리 정부는 자원 외교를 통해 가급적 자문료나 커미션이 없는 사업을 추진하고자 했다. 또한 컨설팅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는 공신력 있는 대형 자문회사를 활용하여 투명성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2014년 12월 산업통산자원부 자료에 의하면 미래 이자비용까지 감안한 현재가치로 환산된 향후 회수 예상액은 26조원에 달한다. 투자 대비 총회수율은 114.8퍼센트에 이른다. 전임 정부 시절 해외 자원 사업의 총회수율 102.7퍼센트보다도 12.1퍼센트포인트가 높은 수준이다."

<유정인·유희곤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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