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장들 '블랙리스트' 공유?

정성호 입력 2015. 1. 28. 21:22 수정 2015. 1. 2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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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부 비리를 문제삼은 교사와 학부모가 어린이집 원장들한테 각종 불이익을 받는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고발자로 지목된 교사들은 실제로 다른 어린이집에 취업을 하지 못했는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입니다.

<질문>

이 어린이집은 어떤 비리 의혹을 받고 있죠?

<답변>

네. 이 곳은 부실 급식에 출석부 조작, 정원을 초과한 통학차량 승차 등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인데요

이 내용은 지난 22일 KBS 뉴스 로 한 번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버려야 할 밥을 얼려서 죽으로 재활용하고, 아이들이 먹을 수 없는 저질 급간식을 수시로 제공했습니다.

어린이집 이사장의 어머니를 영양사로 허위고용했다는 의혹과 함께, 식재료 구입 명세표를 이중으로 발급했다는 정황도 드러나 경찰까지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 보도가 나간 다음날 부모들이 어린이집을 찾았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끓는 냄비 안에 비닐 봉지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계란찜을 봉지째 조리하고 있었던 건데요.

어린이 130명의 점심 반찬이었습니다.

이 광경을 현장에서 목격한 부모의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어린이집 원생 부모 : "비닐봉지에 넣은 계란찜을 팔팔 끓여서 하는데...계란 껍질도 없다는 거예요. 계란을 깨서 (봉지에) 담긴 채 납품되지 않았느냐..."

<질문>

그런데, 블랙리스트 때문에 이 어린이집을 내부고발한 교사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런 의혹도 나오고 있죠?

<답변>

문제의 어린이집 인근에는 10곳의 민간 어린이집이 있는데요.

이 원장들이 '카카오톡'에서 은밀하게 나눈 대화의 일부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들 사이에서 비리 의혹이 제기된 어린이집을 돕자는 말들이 오갑니다.

"특정교사와 엄마가 사건을 일으켰다"

"애가 불쌍하다"

"어느 어린이집에서 보육하겠나"

말로만 떠돌던 '블랙리스트'를 떠올리게하는 대화가 이어집니다.

원장들은 그러나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했습니다.

상황파악을 잘 하지 못한 상태에서 농담조로 나눈 이야기로, 도울 일이 없을까 해서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비리를 고발한 교사 명단 등이 어린이집 원장들 사이에 암암리에 공유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2년 전 대구에서도 어린이집 원장들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서로 공유했는가 하면, 2013년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도 민원을 제기한 아동과 교사들을 블랙리스트로 관리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공교롭게 이번에도 내부고발자로 지목된 교사 3명은 이직할 어린이집에서 합격 취소통보를 받았습니다.

보육교사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어린이집 교사 : "나오시지 않아도 된다고...취업됐던 곳에서 '블랙리스트' 보고 저희를 다 자른거죠. 앞으로도 계속 취업을 할 수 없다는 거..."

공익신고자 보호법등이 있지만, 현실에선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입니다.

정성호기자 (andrea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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