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미용병원을 갔나..박태환 '도핑 미스터리3'

이용균 기자 2015. 1. 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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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양성 반응을 받은 박태환(26·인천시청)의 소명절차를 위한 청문회 일정이 결정됐다. 다음달 27일이 박태환 선수 생명 여부를 가르는 날이 될 수도 있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28일 "스위스 로잔에 있는 세계수영연맹(FINA)에서 현지시각 2월27일 오전 8시30분 청문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7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정확한 제품명을 알지 못한 채 '네비도'라는 주사를 맞았고, 이 주사 성분 때문에 9월 초 FINA의 불시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아시안게임 도중 치러진 도핑 테스트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FINA는 10월 금지약물 성분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다고 통보했다.

박태환이 FINA 도핑방지위원회 청문회에서 소명을 통해 징계 면제 혹은 감면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최대한 자신의 상황과 처지를 설명해야 한다. 다만, 도핑 규정상 선수가 모르는 상황에서 의사나 트레이너로부터 약물이 투여됐을 때에도 선수에게 예방의무가 있다고 돼 있기 때문에 고의성 없음 증명이 쉬운 상황은 아니다.

여전히 박태환 도핑 양성 반응과 관련해 풀어야 할 의문점이 많다.

■왜 아시안게임 도핑 테스트에서는 적발되지 않았나

박태환은 지난해 7월말 '네비도'라는 주사를 맞았고 9월 초 치러진 FINA의 불시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받았다. 그러나 9월19일부터 치러진 아시안게임 도핑 검사에서는 '정상' 판정이 나왔다. 도핑 전문가들은 "테스토스테론의 경우 반감기가 있기 때문에 그 사이 체외로 모두 배출됐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시안게임 '정상' 판정은 오히려 박태환을 옥죌 수 있다. FINA 측에서 '대회를 앞두고 반감기를 계산해서 미리 금지약물을 투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박태환 측은 이에 대해 해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재활 전문 병원이 아니라 미용 전문 병원

박태환이 주사를 맞은 병원은 운동 선수들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병원이 아니라 노화 방지 및 피부 미용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다. 부유층을 상대하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청문회 소명을 위해서는 '운동 능력 강화'가 아닌 '치료 목적' 이었음을 설명해야 하는데 병원의 전문 분야가 치료 보다는 미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네비도'라는 약품을 사용했다는 것도 문제다. 네비도는 치료용 약품이라기 보다는 노화 방지에 쓰이는 약품이다. '치료 목적'이었음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도핑 위반 통보 10월, 형사고발 1월

박태환이 FINA로부터 도핑 위반 사실을 전달 받은 것은 지난해 10월이었다. 검찰에 해당 병원을 고발한 것은 지난 1월20일로 3달 가량 차이가 있다. 그 사이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 수영연맹은 "FINA 규정상 청문회 전까지는 도핑 사실에 대해 외부 공표가 불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되는 약물을 찾는 데 3개월 가까이 걸렸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정확한 수사 결과를 얻기 위해서라도 더 빨리 고발하는 것이 필요했다. 도핑 양성 반응으로 임시 자격정지를 받은 상황에서 미국으로 출국해 새 훈련장소를 물색했다는 점 역시 청문회에서 큰 설득력을 갖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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