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사이클황제 암스트롱은 '마녀사냥의 희생양'"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사이클 황제'로 칭송받다가 도핑이 드러나 한순간에 몰락한 랜스 암스트롱(미국)에 대해 '마녀사냥의 희생양'이라는 재평가가 나왔다.
팻 매콰이드 전 국제사이클연맹(UCI) 회장은 28일(한국시간) 영국 BBC 라디오 5에서 "그는 분명히 만들어진 희생양이었다"며 "암스트롱 파문 이후 마녀사냥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매콰이드 전 회장의 재임 시절(2006∼2013년)인 2012년 10월 UCI는 도핑에 적발된 암스트롱의 '투르 드 프랑스' 우승 기록을 박탈하고 그를 영구 제명했다.
그 직전 미국 반도핑기구(USADA)는 암스트롱의 도핑 혐의를 입증하는 200쪽 분량 보고서와 1천쪽 분량의 증거자료를 발표, 암스트롱을 영구 제명했다.
고환암을 극복하고 1990년대 후반 복귀한 암스트롱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7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명성을 얻었다.
암스트롱은 도핑 의혹을 꾸준히 받으면서도 완강히 부인하다가 USADA 보고서 발간 이후인 2013년 1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결국 금지약물 사용을 시인했다.
비록 약물 사용이 사실로 드러나긴 했지만, 암스트롱은 '거물급 도핑 선수'를 잡아내려는 USADA의 불공평한 조사의 피해자이기도 했다는 게 매콰이드 전 회장의 견해다.
매콰이드 전 회장은 "USADA는 유명 선수를 원했다"며 "그들은 무명 선수에게는 관심이 없었고 심지어 유명 선수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무명 선수들과 거래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암스트롱에게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면서 "스포츠에서,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암스트롱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억울함을 느낀다고 토로한 바 있다.
암스트롱은 전날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핑이 만연했던 1995년으로 돌아간다면, 아마도 나는 다시 약물을 사용했을 것"이라며 당시 많은 사이클 선수들이 약물을 사용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도핑을 폭로하고 들춘 동료 선수와 인물에 대해 "그들의 결정이 아니라 행동 방식을 바꾸고 싶다"며 "용납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방식이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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