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 범퍼교체' 45만원vs92만원..직영 수리비 '뻥튀기'논란

[1조 적자 자동차보험, 해법은] 上-③ '툭하면 교체' 경미사고, 수리기준 마련해야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편집자주] 자동차보험 영업적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조원을 넘었다. '국민필수품'인 자동차보험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오해'가 근본 원인이다. 경미한 사고에도 "보험처리 되니 범퍼와 문짝을 교체하는 게 이득"이라는 '관행'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보험사는 언제나 이익을 낸다"는 '오해'도 되짚어 볼 부분이다. 대부분 보험사들이 다른 사업부문에서 낸 이익을 자동차보험 적자를 메우는데 쓰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이미 보험사 내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누적된 적자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귀결돼 소비자 부담으로 되돌아 올 수밖에 없다. 빨간불이 켜진 자동차 보험 시장의 정상화 방안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1조 적자 자동차보험, 해법은] 上-③ '툭하면 교체' 경미사고, 수리기준 마련해야]

자동차회사 직영 정비공장이나 수입차 전문수리점은 경미사고가 발생해도 "부품을 교체하라"고 유도한다는 지적이다. 이들 업체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거치지 않고 직접 부품을 판매할 수 있는 특성상, 단순 수리 보다 부품교환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어서다.

그 결과 부품교환율이 일반 정비업체 대비 2배가량 높다는 게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평균 수리비도 직영 공장과 수입차 전문수리점이 일반 정비업체 대비 각각 1.5배, 2.9배가 더 들었다는 것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일차종, 동일파손의 경미사고라고 해도 정비업체에 따라 수리비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 스포티지 뒷범퍼가 손상돼 교체 할 경우(2014년 4월 기준) 일반 정비업체가 청구한 수리비는 부품대(11만7942원), 공임비(20만9000원)를 합쳐 총 32만6942원이었다. 하지만 자동차회사 직영공장의 경우 부품대와 공임비가 각각 15만1778원, 30만8220원으로 총 45만9998원에 달했다. 직영 공장 비용이 일반 정비업체 대비 1.4배가 많았다.

또 현대차 에쿠스 뒷범퍼 교체는 직영 공장이 청구한 총 비용(92만4000원)이 일반 정비업체(44만8000원)에 비해 2배가 많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직영 공장은 범퍼 커버만 교환하는 게 아니라 사고와 무관한 볼트와 너트 등도 함께 바꾸는 사례가 종종 있다 보니 전체 부품비용이 더 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반 정비업체는 부품교체를 통한 수익보다 수리를 통한 공임비가 더 크다. 부품을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직영 업체의 경우 부품교체가 '더 남는 장사'라는 설명이다. "어차피 비용은 보험사가 지급하니 부품을 다 교체하라"고 유도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공임비와 부품대, 도장료 등을 합친 평균 수리비를 분석(2010년 기준, 자동차기술연구소)해 보면 직영 공장이 129만2129원으로 일반 업체(88만7949원) 대비 1.5배 가량 많다. 부품대도 직영 공장이 도리어 1.5배 더 들었다. 공임비는 1.6배 차이 났다.

자동차보험 정비요금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국토부장관이 조사·연구 해 공표(표준작업시간, 공임)한다. 일반 정비업체는 지난 2010년 국토부 공표 기준으로 정비요금을 산정하고 있다.

하지만 직영 공장은 조사·연구 당시 수리비 산출 기준 등을 공개하지 않아 공표 대상에서 빠졌다. 공임비를 자체 기준으로 산정하다보니 일반 업체 대비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 경미사고 수리 기준을 적용을 할 때 직영 공장이 일반 업체와 동일하게 이 기준을 따르도록 강제화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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