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슈틸리케호 현재와 미래 함께 잡다

양승남 기자 2015. 1. 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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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이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수확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은 이번 대회 새롭고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며 55년 만의 우승에 한걸음만을 남겨뒀다. 당장의 성적을 내면서도 향후 대표팀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재목을 발굴한 것은 더욱 반갑다.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으면서 한국 축구가호주에서 새로운 도약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군데렐라' 이정협(상주)의 발굴은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이정협은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린 한국 축구에 단비를 뿌리고 있다. 이동국(전북)·김신욱(울산)의 부상과 박주영(알샤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기회를 잡은 이정협은 이번 대회에서 2골을 터뜨리며 향후 대표팀 정통 스트라이커로 자리잡을 발판을 마련했다. 무명 이정협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과감하게 기회를 준 슈틸리케 감독의 날카로운 눈과 결단력으로 일궈낸 성과다. 뚜렷한 타깃형 공격수가 없어 고심이 컸던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젊은피 이정협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신예 이정협의 가세로 기존 공격수들과의 치열한 내부 경쟁 구도가 만들어져 대표팀 공격진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영표의 후계자' 김진수(호펜하임)를 확인한 것도 미래를 얻은 큰 수확이다. 김진수는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대회 직전 부상으로 낙마해 국제무대에서의 검증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이후 부상에서 복귀한 김진수는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아시안컵까지 주전으로 나서며 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냈다. 이번 대회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수비에서도 영리하고 투지넘치는 플레이로 상대 공격수를 무력화했다. 김진수는 이영표의 은퇴 이후 무주공산이던 왼쪽 풀백에 확실한 주전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 데뷔해 주전을 꿰찬 김진수는 경험을 차근차근 쌓으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미래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적인 유연함과 다양한 백업의 발굴도 큰 성과로 꼽힌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볼턴)과 구자철(마인츠)이 부상으로 중도 하차하는 악재 속에서도 다양한 백업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선수들이 속출했지만 조영철(카타르SC)·남태희(레퀴야)·이근호(엘자이시)·한교원(전북) 등 다양한 선수를 활용한 '플랜 B'로 위기를 극복했다. 팀 상황과 상대팀의 전술 변화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돋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월드컵에서 똑같은 라인업과 전술로 상황 대처 능력이 약점으로 지적된 대표팀의 약점을 단숨에 메웠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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