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때문에 생후 90일 딸 안고 차에 뛰어든 30대 여성
연천 경찰·군, 생활안정 위한 긴급지원 나서
(연천=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생활고와 가정불화로 생후 90일짜리 딸과 자살을 시도한 30대 어머니가 경찰의 도움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8시께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초성리 검문소 인근 차량이 질주하는 2차선 도로로 김모(37·여) 씨가 생후 90일짜리 딸을 안고 뛰어들었다.
운전자가 급히 브레이크를 밟으며 옆으로 피해 다행히 모녀는 다치지 않았다.
신고를 받은 연천경찰서 전곡파출소 직원들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다.
김씨는 "남편이 넉 달째 월급도 못 받는 등 생활이 너무 힘들고 가정불화가 있어 자살을 시도했다"고 털어놓았다.
27일 경기도 연천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 남편의 직장을 따라 연천으로 이사했다.
남편이 일하는 공장 한 켠에서 세살배기 아들과 함께 생활해왔다.
그러나 공장 사정이 나빠 넉 달 전부터는 월급이 나오지 않았다.
둘째 아이까지 출산했으나 난방도 되지 않는 방에서 생활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이날 비극을 선택하려 한 것이다.
사연을 파악한 경찰은 우선 전곡의 한 모텔에서 모녀를 쉬도록 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튿날 오전 딸아이를 혼자 놔 두고 예전에 일했던 남양주로 향했다.
'아이가 혼자 울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우선 딸 아이를 의정부 아동보호센터에 맡겼다.
이어 남양주에서 김씨를 찾아내 연천으로 데려 왔다. 경찰 친목단체인 경목회에서 30만원을 바로 지원했다.
연천군도 김씨를 '긴급지원대상자'로 선정, 긴급생활자금 70만원과 이불, 전기장판, 생필품 등을 전달하고 상담에 나섰다.
군은 김씨가 원하면 주거지도 알선해 주기로 했다.
큰 아이는 현재 연천의 지역아동센터에 머물고 있다.
연천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김씨가 빨리 안정을 찾고 가족 모두가 한 곳에서 생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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