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왜 한국인 상대 강력범죄 자주 일어날까

2015. 1. 2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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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최근 한국인 납치와 강도 등 강력사건이 잇따르는 필리핀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치안이 가장 불안한 국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경찰의 수사 역량이 부족한 데다 총기류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수사 관련 인프라와 법·제도 역시 국제기준에 턱없이 못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3월 수도 마닐라에서 발생한 한국인 여대생 납치살해사건의 범인 9명 가운데 2명은 신원이 확인됐음에도 여전히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

필리핀에서는 무엇보다 범죄 용의자 위치 추적 등 통신 수사 등 과학 수사 자체가 불가능하고 취약지역의 CCTV 등 기본적인 인프라가 크게 부족해 수사 초기부터 적잖은 어려움이 이어진다.

특히 수사기관이 용의자의 인터넷과 통신을 조회하려면 법원 영장을 발부받는데만 무려 3개월이 소요돼 제때에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납치 등 촌각을 다투는 강력사건의 수사 경찰이 통신 내역을 조회하려면 실정법을 위반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마저 빚어진다.

통상적인 범죄 수사에 필요한 지문(指紋)제도 마저 없어 초기 수사가 난항을 겪기도 한다.

여기에 느슨한 규제로 인해 무려 100만 정 가까운 총기 등 각종 무기류가 버젓이 유통되면서 상황을 한층 악화시키고 있다.

또 범인을 검거하더라도 재판에만 2∼5년이 소요되는 등 처벌조차 하세월이다.

곳곳에서 당국의 범죄 척결 의지와 역량을 의심케 하는 상황이 빚어지는 셈이다.

최근에는 범죄 수법도 대담해지고 지능화하면서 한층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의 납치사건은 채권채무에 얽힌 그간의 사례와 달리 거액을 노리고 치밀한 사전 계획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 이런 유형의 납치사건이 발생하면 필리핀 최고 수사기관인 AKG가 직접 나서더라도 수사가 장기화하거나 자칫 미궁에 빠지기 십상이다.

범죄 대상도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현금 보유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13년에 한국인 13명이 희생된 데 이어 2014년에는 10명이 살해되는 등 2년 연속 두 자리 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이후 지금까지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살사건은 무려 40여 건으로 늘어나 현지 한인사회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잇단 한국인 관련 강력사건에 필리핀 경찰에 코리안 데스크가 설치되고 한인회가 범인 검거를 위한 현상금까지 내걸었지만, 결과는 나아지지 않은 셈이다.

최근에는 한국인의 현지 방문이 많이 늘어나면서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 필리핀을 찾은 한국인 수는 지난 2012년 이래 3년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27일 "필리핀 방문자나 교민들이 현지의 열악한 치안 여건을 고려해 스스로 신변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게 범죄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대책"이라고 말했다.

kk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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