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팩트] 아픈 만큼 성장하는 슈틸리케호의 '비밀'

풋볼리스트 2015. 1. 2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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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시드니(호주)] 류청 기자= "처음에 잘하고 나중에 못하는 것 보다는, 처음에 잘 못하더라도 갈수록 잘하는 게 좋다"(손흥민)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조별리그에서는 부침이 심했지만, 토너먼트 라운드에서는 우려를 불식시키며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벌어진 이라크와의 '2015 호주아시안컵' 준결승에서는 2-0으로 낙승했다.좋은 출발은 아니었다. 조별리그에서는 경기력도 좋지 않았고, 변수도 많았다. 팀의 주축인 이청용과 구자철이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감기와 컨디션 난조로 고생했다. 하지만 슈틸리테호는 항상 좋은 결과를 냈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무실점 승리를 거둘 때만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개최국 호주까지 누르면서 확실히 무언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오히려 초반에 문제점이 나와서 좋았던 것 같다. 처음부터 좋았다면 더 어려웠을 수도 있다" (이근호)슈틸리케호의 강점은 아픔을 그저 아픔으로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은 이번 아시안컵을 치르면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근호는 "선수들끼리 왜 잘 안됐는지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감독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선수들도 의견을 이야기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라고 했다.초반에 안 좋았던 분위기를 그저 지켜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선한 게 주효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금언은 항상 맞는 건 아니다. 아픔을 성숙으로 연결시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은 아시안컵을 치르는 동안에도 상처를 그저 상처로 두지 않고 성장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이라크전 이정협의 득점은 의미가 있다. 한국은 예선과 8강전에서 세트피스 득점이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인터뷰에서 "계속해서 연습을 해야 세트피스 득점을 올릴 수 있다. 선수가 많이 바뀌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었다. 슈틸리케는 부족한 부분을 고치려 노력했고, 결과를 냈다.

"감독님이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여긴다"

(손흥민)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소통 능력이 빛났다. 박주호는 "감독님이 선수들과의 소통에 능하다"라며 "안 좋은 모습이 나오면, 그 주제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던 이근호와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권위를 세우기보다 더 많은 의견을 듣고자 했다.선수들에 믿음을 주는 과정에서도 슈틸리케의 소통이 빛을 발했다. 고비였던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과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모두 결승골을 터뜨린 이정협은 슈틸리케에 고마움을 표했다. 슈틸리케는 깜짝 발탁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대표팀에 들어온 이정협이 위축되지 않도록 했다. 아시안컵이 열리기 전에 면담을 했다."아시아컵 전 시드니에 처음 왔을 때 슈틸리케 감독님과 면담을 했다. '네가 잘하든, 못하든 책임은 내가 지니까 부담 없이 하라'고 말씀하셨다. 감독님께서 늘 편하게 해주셔서 경기 때나 훈련 때 편했다. 정말 감사 드린다." "우승을 못하면 정말 억울할 것 같다"(기성용)선수들의 정신력도 팀이 커지는 데 한몫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을 치르면서 떨어진 대표팀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생각이 컸다. 기성용은 조별리그 1차전인 오만과의 경기를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대표팀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런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었다.선수들은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총 5경기에서 실점을 내주지 않았는데, 이 무실점에는 의지가 8할이었다. 박주호는 "상대팀이 기회를 잡아도 어떻게든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무실점을 이루기 위해서 선수들이 서로 끝까지 뛰었다.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이기고 있을 때도 1골도 내주지 않으려 했다. 절대 실점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라고 말했다.무실점을 견인한 골키퍼 김진현의 이야기도 같다. 김진현은 "이제 실점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라며 "선수들 모두가 큰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누구 하나도 경기를 대충하지 않는다. 서로 힘을 내라고 격려하면서 뛰고 있다. 결과적으로 경기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악조건 속에서도 우승과 승리에 대한 간절함으로 버텼다.이라크전이 끝나고 한 외신기자는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고 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개최국인 호주가 가장 유리하지만, 한국은 경기를 치를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이런 팀이 정말 강팀"이라고 했다. 그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완벽한 팀은 없다. 완벽으로 가기 위해 성장하는 팀이 있을 뿐이다. 슈틸리케가 이끄는 한국은 아픈 만큼 성장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주요기사[히든트랙] "우승 못하면 억울해" 부상-부담 이긴 간절함[아시안컵] 유니스와 차두리의 차이, 베테랑에 의존한 이라크[이라크전 라이브] 43년 전 차붐의 꿈 앞에선 슈틸리케호지동원-호이비에르, 연습경기 맹활약...아우크스 공격 새 희망[EPL 포커스] '빅4 본능' 아스널, 상승세 원동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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