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트랙] "우승 못하면 억울해" 부상-부담 이긴 간절함

풋볼리스트 입력 2015. 1. 26. 22:13 수정 2015. 1. 2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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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시드니(호주)] 류청 기자= "우승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는 것 같다"(기성용)한 마디가 모든 상황을 정리할 때가 있다.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벌어진 이라크와의 '2015 호주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2-0으로 이긴 뒤, 기성용은 이렇게 말했다. "우승을 못하면 정말 억울 할 것 같다"라고. 기성용의 말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기성용은 힘들다. 자신도 "안 힘들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라고 했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일정이 힘들다는 박싱데이를 넘긴 뒤 바로 20시간이 넘는 비행을 통해 호주에 왔고, 아시안컵이 개막한 후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뛰었다. 한국이 치른 5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왔고, 479분을 뛰었다. 단 한 경기에서만 교체됐다.힘들어도 주저 앉을 수 없는 이유는 우승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다. 기성용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꼭 우승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첫 번째 이유는 개인적인 차원이다.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우승해야 한다. 두 번째는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팀을 떠난 (이)청용이와 (구)자철이를 위해서다. 그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우승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아직도 얼굴이 아프다" (박주호)기성용이 보인 단호함은 다른 선수들에게서도 느껴진다. 호주와의 경기에서 얼굴에 타박상을 입은 박주호는 여전히 통증을 털어내지 못했다. "얼굴을 부딪힐 까봐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거친 몸싸움을 불사했다. 자신보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유니스 마흐무드와 계속해서 강하게 충돌했다.분데스리가에서 뛰는 박주호는 기성용처럼 시즌을 소화하다 왔지만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5경기를 모두 뛰었다. 기성용처럼 1경기에서만 교체로 나왔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적당히 할 수 없었다. 그는 "무실점을 바랐다. 2-0으로 이기고 있을 때도 절대로 골을 주지 않으려고 끝까지 뛰었다"라고 말했다. "비난은 당연한 것이다" (김영권)선수들은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성장한 모습이었다. 대표팀은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전 좋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의 영향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에 참가할 명단을 발표하면서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이 지금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비난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을 정도다.월드컵 알제리전에서 많은 골을 내주며 비난에 직면했던 김영권은 이날 쐐기골을 넣으며 마음의 짐을 상당부분 덜었다. 김영권은 "비난은 당연한 것이다. 한 나라의 국가대표 수비수로 뛰면서 잘 지키지 못하면 질타당할 수밖에 없다. 그런 부분도 이겨내야 한다"라며 "이제 중요한 것은 계속 무실점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이 필요 없다.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

승리를 거듭하면서 슈틸리케호는 강해지고 커지고 있다. 이라크에서 온 외신기자는 "한국은 경기를 거듭하며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선수들도 자신들의 성장세를 몸으로 느낄 정도다. 만족은 없다. 선수들은 결승전에 진출한 것보다 우승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근호는 "말이 필요 없다"라며 의지를 다졌다.이날 판단 실수로 실점위기를 자초했던 김진현도 우승을 바랐다. 그는 "반성한다는 이야기 밖에 할 수 없다.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결승전은 꼭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치른 어떤 경기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 아직 우승이라는 게 상상도 되지 않는다. 꼭 이기고 싶다"라고 말했다.슈틸리케호의 출발은 좋지 않았으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수들은 간절함으로 승리를 거뒀고, 그것을 동력으로 다시 힘을 얻었다. 모든 팀이 바라는 선순환이다. 그 결과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고, 55년 만에 아시안컵을 차지할 기회를 잡았다. 27일 벌어지는 호주와 UAE 경기의 승자를 차분하게 기다리면 된다.선수들은 상대가 누구든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상대보다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대보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는 이미 강자다. 한국은 이미 많은 부분에서 올라섰다. 예기치 못한 부상과 자신들을 누르는 부담을 이겨냈다. 그 중심에는 간절함이 있었다. 우승을 바라는 손흥민의 말에서 자신감과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상대가 더 좋다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이르다. 아직 1경기가 남았다. 마지막 경기는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 (손흥민)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주요기사지동원-호이비에르, 연습경기 맹활약...아우크스 공격 새 희망[EPL 포커스] '빅4 본능' 아스널, 상승세 원동력은?발렌시아, 4위 재진입…라리가 빅3 '위협''유리몸' 월컷, 1년 만의 득점으로 '부활''한국전 퇴장' 데푸르, 이번엔 관중석에 공 날려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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