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평화시위서 피흘리며 숨진 여성사진에 분노 확산(종합)

2015. 1. 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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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집트 시민혁명 발발 4주년을 기념하는 평화시위에 참가한 한 여성이 숨지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이 25일(현지시간)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자 이집트 정부와 공권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6일 이집트 언론과 AP통신에 따르면 노동인권 활동가이자 5살 된 아들의 엄마인 샤이마 엘사바그(32)는 지난 24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인근 탈라트 하르브에서 열린 평화 시위에 참가했다가 근거리에서 쏜 새 사냥용 산탄에 맞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사진과 동영상에는 엘사바그가 도심의 한 인도에서 얼굴 등에 피를 흘리면서 남자 동료의 부축을 받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 사이 중무장한 경찰이 소규모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거나 뛰어다니는 장면 등도 찍혀 있다.

부검 결과 산탄을 맞은 엘사바그는 심장과 폐에 관통상을 입고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엘사바그는 20여 명과 함께 2011년 1월25일 발발한 시민혁명 도중 숨진 희생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타흐르리 광장에 꽃을 바치러 가는 중이었다.

이집트 인권 활동가인 아자 솔리만은 "엘사바그가 탈라트 하르브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고자 최루탄과 산탄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이집트 '사회주의자 민중동맹'은 성명을 내고 "이번 행진은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엘사바그의 사망을 추모하고 과도한 공권력 사용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이집트 검찰은 이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을 조사하고 주변 CCTV 3대를 확인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솔리만은 "경찰이 민간 신분의 목격자 5명을 조사하더니 나중에는 허가를 받지 않은 시위대가 진압 경찰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엘사바그의 죽음은 2010년 알렉산드리아에서 체포돼 고문당한 뒤 사망, 2011년 혁명의 기폭제가 된 유명 블로거이자 정치활동가 칼레드 사이드의 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5일 알렉산드리아에서 열린 엘사바그의 장례식에 모인 군중 수백명은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2011년 쫓겨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빗대어 "엘시시 무바라크는 물러나라", 군사정권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엘사바그가 시위에 참여하기 전 "내 결심을 꺾으려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겠다"며 시위를 해도 소용없다는 지적을 반박한 페이스북 글과 그를 추모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만화가 마흐루프는 총 앞에서 꽃을 들고 맞서는 엘사바그의 모습을 그린 만평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사진과 영상에 대해 이집트 당국은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카이로와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 지난해 6월 엘시시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많은 시위 인명 피해가 났다고 이집트 언론이 보도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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