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에 칼 빼든 복지부, 입장 엇갈리는 의료계

이지현 기자 2015. 1. 26. 17: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미용성형 환자안전대책 회의 개최..초안 두고 성형과 "찬성" 나머지 "반대"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보건복지부, 미용성형 환자안전대책 회의 개최…초안 두고 성형과 "찬성" 나머지 "반대"]

보건복지부가 최근 '미용성형 등 의료안전대책' 관련 비공개 회의를 통해 미용성형 안전관리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의료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성형외과의사들은 해당 안건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반면, 나머지 의사들은 "과도한 규제조항"이라며 반대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사협회, 병원협회, 성형외과의사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안전대책 관련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복지부는 미용성형수술 환자안전관리방안의 초안을 공개하고 의료계 의견을 청취했다.

복지부가 공개한 초안은 △수술동의절차와 사전정보제공 강화 △의료인 면허 등 정보제공 강화 △의원급 외과 수술 기준 강화 △응급상황 대비 인프라 구축 △의료광고 심의 강화 등 5개 항목으로 나뉜다.

방안에 따르면 대리수술을 막기 위해 수술동의서에 수술예정의사를 구체적으로 명시토록 하고 환자가 받을 마취의 종류도 적도록 했다. 환자가 의료인의 면허·전문의 자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이들 정보를 의료기관과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고 의료인은 명찰을 의무적으로 착용토록 했다.

환자 권리와 의무를 적은 게시물을 의료기관에 비치하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하고 전신마취 수술 진료를 하는 동네의원은 반드시 수술실을 둬야 한다. 수술실에는 한 개의 수술대만 비치해 여러 수술을 동시에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수술실이 있는 의료기관은 인공호흡기, 기도유지장치, 무정전전원공급장치, 산소포화도측정장치 등을 둬야하고 환자 치료전후 광고 등도 금지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각종 성형사고를 막기 위해 외과의 수술 기준을 강화하고 비포앤애프터 등 광고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라며 "미성년자에게 수술을 할 경우 부모 동의를 의무화하는 내용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복지부 방침에 대해 성형외과의사회 측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발표한 방안에 대해 찬성한다"며 "각종 성형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환자가 의사는 물론 자신이 받을 수술에 대해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성형외과의사회는 과도한 상업화와 범람하는 의료광고로 인해 각종 편법·불법 시술행위가 난립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다른 진료과 의사들은 과도한 규제라며 반대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사 A씨는 "과도한 성형광고를 규제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이번 대책은 성형외과의 밥그릇 지키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전문의 표기 등을 강화하는 것은 '성형수술은 성형외과에서만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내 의료체계 상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비전문의도 성형수술을 할 수 있다. 타과 의사들은 최근 불거진 각종 성형사고의 상당수가 성형외과 전문의들에게서 발생했음에도 이번 대책이 비전문의 진료규제만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의료계에서 반대했던 액자법(환자 권리·의무 게시물 비치) 강화 방안이 포함된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 관계자는 "오는 28일 의사협회, 병원협회, 개원의협의회 등이 모여 이번 안건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회의를 통해 의료계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