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 실패로 사면초가에 빠진 日 축구계 '최악이 현실로'

이은혜 기자 2015. 1. 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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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표팀의 행보가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미디어와 팬들은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지난 23일 UAE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경기 내용 면에서는 우위를 점하고도 빈약한 결정력으로 승부를 내지 못했고, 승부차기에서는 에이스 혼다와 가가와가 실축하는 최악의 결과가 이어졌다.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직후 일본축구협회는 아기레 감독을 유임하기로 해 한 번 더 팬들을 놀라게 했다.

아기레 감독은 아시안컵 개막 직후 스페인 지방법원에 승부조작 혐의로 정식 고발장이 접수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태풍의 눈으로 여겨졌다. 급기야 대회 초반 일본축구협회 다이니 구니야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정작 "감독의 승부조작 문제와 관련한 이슈는 아시안컵이 끝날 때까지 봉인해 달라"는 부탁을 언론에 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기레 감독은 25일 하네다 공항에 귀국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UAE전 경기 내용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승부차기 패배는 안타깝지만 이것으로 일본 축구가 죽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팀을 잘 이어가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승부조작과 관련해서는 자신 역시 언론을 통해서만 들었을뿐 아무것도 정식으로 통보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축구협회 다이니 회장도 여전히 "일본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며 아기레 감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형했다. 아기레 감독은 당초 예정대로 2월 한 달 동안은 스페인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일본 축구팬들은 "JFA는 2015년에 세계 TOP 10 진입이 목표라고 하더니 아시아 4강에도 들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 "해외파 위주로 구성된 지금 일본 대표팀은 너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이제 J리그 선수들을 발탁해 대표팀을 바꿔야 할 때다" 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언론들은 좀 더 현실적인 문제에 주목하는 분위기. '도쿄 스포츠 신문'은 "아기레 감독을 유임한 일본 축구계의 사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확증이 없는 상태에서 해임할 경우 엄청난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며 돈 문제가 협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돈만이 아니라는 것. "지금 유럽 축구계는 시즌이 한창이다. 어느 정도 이름 있는 감독들은 영입이 쉽지 않다. J리그 역시 새 시즌을 앞두고 있는데다 대표팀이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된 지금의 분위기라면 누구도 흔쾌히 감독직을 맡겠다고 나서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본 미디어나, 축구팬들이 무엇보다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은 2018년 월드컵의 성공을 위해서는 감독뿐만 아니라 '혼다-가가와' 체제에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현실을 마주한 점이다. 아기레 체제 붕괴는 물론 대표팀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식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사진=SBS 중계화면 캡처]

(SBS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

이은혜 기자 youhir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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