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테마] '애물단지' 고척돔, 최적의 활용 방안은②

신원철 기자 2015. 1. 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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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기준 공정률 81%. 오는 6월 말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고척돔. 한국 최초의 돔 형태 야구장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야구계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러시아워가 아니더라도 잦은 교통 체증을 일으키는 대표 구간에 지어지는 등 팬을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여러 변수가 있다. 따라서 구장을 짓는 데 들인 돈만큼 경제적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 서울 서남권을 연고로 하는 넥센 히어로즈조차 사면초가 상황인 현 시점에서 고척돔 입성에 난색을 표한 상황. 고척돔을 둘러싼 과거와 현재는 어떠한가. 그리고 고척돔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편집자주)

[SPOTV NEWS=신원철 기자] '랜드마크 혹은 애물단지' 고척돔 활용을 놓고 이해 당사자들마다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확실한 것은 고척돔이 이미 완공에 가까운 상태라는 점이다. 쓰기에 따라 국내 첫 돔구장이라는 상징물이 될 수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서울시와 히어로즈가 공유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고척돔을 '잘' 써야 한다는 부분이다.

2009년에 첫 삽을 뜬 고척돔은 1월 22일 현재 약 81%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와 대한야구협회는 지난해 9월 고척돔이 완공된 이후에는 목동구장을 아마추어 전용 구장으로 활용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지금으로서는 히어로즈가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 유력하다. 히어로즈 측도 그동안 유보적 입장을 유지하다 최근 본격적으로 협상에 나설 의사를 드러냈다.

문제는 조건이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세금으로 지은 시민의 자산을 사기업인 히어로즈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내줄 수 없다. 그러면서도 히어로즈가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써야만 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 히어로즈는 고척돔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인 열악한 교통 환경 등을 들어 비싼 임대료는 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갑' 서울시 소유인 목동구장을 고집할 수도 없는 '을'일 뿐이다.

▲ 서울시-히어로즈, 쟁점은

현재 히어로즈는 2015년까지 목동구장을 일일대관 형식으로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시-대한야구협회 협약에 따라 2016년부터는 아마추어 전용구장이 된다. 게다가 목동구장 아마추어 전용 협약이 체결되기까지 히어로즈는 '제3자'였다. 히어로즈 입장에서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서울시로서는 2000억원(약 2300억원)이 넘는 건설비와 연 100억원가량의 예상 운영비 등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프로야구라는 '킬러 콘텐츠'를 통해 적자폭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흑자 전환도 기대하고 있다. 두산·LG가 홈구장을 옮길 의사가 없는 만큼 히어로즈가 유일한 협상 파트너다. 하지만 히어로즈가 원하는 구장 운영권과 광고 수익권은 손에서 놓지 않으려 한다.

최근 KBO는 서울시 측에 "히어로즈의 연고지 이전도 검토할 수 있다"며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창단 초기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존립 기반이 위태로웠던 히어로즈는 2013년 이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제3의 서울 구단'으로 입지를 굳혔다. 이제 와서 서울시 아닌 다른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경제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서울만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춘 지역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 고척돔 활용, 현실적인 대안

현재 서울시-히어로즈간 협의는 구장 운영권과 광고수익권에 집중되어 있다. 더불어 구장 명명권(Naming Rights) 판매도 고려해 볼만 하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구단이 경기장을 소유하고 명명권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하지만 구단 소유 구장만 구장 명명권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 미국과 달리 지방자치단체가 건설한 경기장의 구장 명명권을 설정한 사례가 많다. 월드컵 개최 이후 각 지자체에서 경기장 건설 이후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수단으로 명명권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프로야구에서는 히로시마 도요카프 홈구장인 마츠다 줌줌 스타디움(신 히로시마 시민구장)이 그렇다. 첫 5년간 연간 약 3억엔, 2014년부터 5년 연장 계약에 연간 2억 2천만엔 규모다. 이렇게 구장 명명권은 서울시가 갖고 운영권은 히어로즈가 가져가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도 좋은 사례다.

고척돔이 프로야구를 유치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교통 문제다. 처음부터 아마추어야구를 위해 선택된 곳인 만큼 교통량에 대한 문제는 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프로야구는 다르다. 경기 시작 시각과 퇴근시간대가 맞물린다. 심지어 고척돔 인근은 평소에도 교통체증이 심각한 지역이다. 광고권이나 운영권 등의 문제는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교통 문제는 다르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홈구장 야후오쿠돔은 수용인원 3만 8561명에 약 2000대 규모의 주차장을 두고 있다. 대도시인 도쿄시 도쿄돔(약 5만 5000명, 400대)과 오사카시 교세라돔(약 3만 7000명, 1300대)과 비교하면 여유가 있는 셈. 단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여유일 뿐 구장 규모에 비하면 주차 대수가 많다고 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야후오쿠돔 근처 도로 여건은 고척돔과 비교해도 결코 좋은 편이 아니다. 평상시 교통량은 많지 않으나 경기가 있는 날에는 혼잡하다.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15분 이상 소요되는 애매한 위치라는 점 역시 관중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요소다.

그러나 야후오쿠돔을 지나는 버스 노선이 다양하다는 점과 홈경기가 있는 날 운행되는 임시 직행버스 등이 교통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서울시가 프로야구를 통해 고척돔 효과를 누리고자 한다면, 이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사진] 건설 중인 고척돔, 고척돔 전경 ⓒ 한희재 기자

[동영상] 영상편집 배정호 기자, 캐스터 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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