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절망서 희망, 날이 갈수록 바뀐다"

입력 2015. 1. 26. 10:31 수정 2015. 1. 2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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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감독 인생에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한화는 지난 15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선수단 전체가 모여 훈련을 시작한 것은 17일. 김성근(73) 감독의 표정은 복잡함으로 가득했다. 그는 "28살에 시작한 감독 인생에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선수들의 준비가 안 돼 있다. 몇몇 선수들은 실망스럽다. 시즌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시간이 너무 모자라다"며 걱정했다.

실제로 17일 단체훈련 첫 날 배영수와 송은범이 근육통을 호소하며 오키나와 재활 캠프에 들어갔고, 김광수는 훈련 자세를 이유로 서산 귀국 조치를 당했다. 이미 박정진·윤규진·이태양·유창식, 이용규·최진행·송광민 등 투타 주요 선수들이 오키나와 재활 캠프로 빠진 상태에서 고치 캠프를 이끌어갈 김 감독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감독실 의자에 앉아 홀로 고민에 빠졌다. 지난 21일에는 4시간 동안 의자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오더를 짜느라 머리를 쥐어짜냈다. 김 감독은 "아무리 짜도 답이 안 나오더라. 완전 패닉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때 그를 구한 건 역시 선수였다. 열흘 사이 선수들의 기량이 조금 조금씩 올라왔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이제 틀이 잡혀간다. 어린 아이들이 많이 올라왔다. 걱정한 것보다 괜찮게 가고 있다"며 "날이 갈수록 바뀌고 있다. 선수들의 의식이 나아졌다. 갈수록 가능성이 보인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이 하루 4시간 이상 관심을 쏟는 투수들은 물론 야수들에게도 하고자 하는 의욕이 비쳐진다.

김 감독은 "나도 불펜에 3~4시간 서있으면 허리 아프지만 내가 이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의 표정이 밝다. 이 아이들이 지금 시점에서 어떤 의식을 가지고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달라지고 싶어하는 것이 보이는데 포기할 수 있나"라며 "솔직하게 고백해서 선수들이 날 살려준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데 내가 죽으면 안 된다"고 했다.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는 김 감독의 마음을 강하게 울리고 있다. 주장 김태균부터 지금껏 받아보지 못한 최고 강도의 훈련에 스스로 움직인다. 몇몇 선수들은 크고 작은 통증을 안고 있지만,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발버둥치고 몸부림친다. 훈련 중 공에 맞는 불의의 부상에도 투수든 야수든 스스로 털고 다시 일어선다.

김 감독은 "팀이 바뀌어졌다는 것은 선수들의 자세를 보면 알 수 있다. 지금 선수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훈련에 완전히 빠져있다. 매달리고 견디기 시작한다. 김태균이도 그렇고, 다들 이제는 이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열흘 사이에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뀐 한화 캠프, 김 감독의 얼굴에도 근심 걱정 대신 희망과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waw@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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