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시드니: 4강전을 즐기는 '결정적 포인트 5'

[포포투=시드니(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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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 입성한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 이곳에서 이라크와 2015 AFC아시안컵 준결승전을 가진다.

대회 결승전 장소도 이곳이다. '슈틸리케호'의 종착역도 이곳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가 정리한 이라크전 관전 포인트 다섯 가지다.

한국은 이라크와의 역대전적에서 6승10무2패로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서는 악연이다. 두 차례(1972, 2007) 만나 모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2007년 패배는 여전히 선명한 기억이다. 당시 이라크는 4강전에서 한국을 꺽은 뒤 결승에 올라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한국이 되갚아줄 차례다.

FIFA랭킹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앞서있다. 하지만 방심만큼 무서운 적도 없다. '디펜딩챔피언' 일본이 8강전에서 UAE에 발목을 잡힐 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단 역시 자만과 방심을 경계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이란 같은 강팀들도 탈락했다. 멜버른에서 진행되고 있는 호주오픈(테니스)에서도 강자 로저 페더러가 (3회전에서)탈락했다. 강자도 떨어질 수 있는 게 축구"라고 짚은 뒤 "내일은 이변(한국의 탈락)이 일어나지 않게 긴장을 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호도 "모든 언론이나 팬들이 우리가 (결승에)올라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예상하는 팀이 강팀이 아니라 올라가는 팀이 강팀"이라면서 "우리가 최선을 다하는 게 이라크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8강전 4경기 중 3경기가 연장전 혹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으로 벌어졌다. 한국과 이라크도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을 상대로 120분간 싸웠다. 체력 소모가 심했다. 이라크는 승부차기라는 심리적 전쟁까지 치렀다.

회복 여부가 준결승전 변수다. 8강전을 먼저 치른 한국이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입장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가 우위에 있다는 걸 보여주려면 이라크보다 많이 뛰고 빠르게 볼을 돌리면서 영리하게 경기를 해야 한다.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일대일로 붙고 많이 뛰어야 하루 더 휴식한 장점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무실점 행진 중이다. 4경기 동안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김진현의 공이 컸다. 이번 대회 주전골키퍼로 낙점받은 그는 결정적인 위기 상황에서 수차례 선방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넘버1'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 안정감을 가져오는 데 핵심적인 활약을 한 선수 중 한 명"이라면서 "이라크전에서도 무실점을 이어가길 기대한다"며 신뢰를 보였다.

승부차기에 대한 대비도 이뤄져야 한다. 이미 지난 8강전에서 연장전을 경험했고, 이라크의 경우 승부차기까지 치렀다. 이번에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2007년에도 준결승전에서 이라크를 만나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물론 승부차기까지 갈 필요 없이 승리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미드필더 한국영은 "선수들 모두 90분 안에 경기를 끝내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라크전 역할 분담은 어떻게 이뤄질까. 관심을 끄는 선수는 기성용이다. 기성용은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여러 차례 위치를 이동했다. 처음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경기 중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했고, 연장전에는 왼쪽 윙포워드로 자리를 옮겼다. 기성용의 포지션이 바뀌면서 상대는 혼란을 겪었고, 한국은 위협적인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냈다.

이라크전에서도 전진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체력전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중원 싸움에 힘을 보태기 위해 한국영이 박주호와 함께 나서는 경우다. 기성용은 공격에 좀 더 직접적으로 관여하면서 수비 부담을 덜 수 있다. 한국영은 경기 이틀 전(24일) 선수단 인터뷰에 참석했다. 인터뷰에 나선 선수가 거의 선발 출전했던 전례를 본다면 새로운 조합으로 중원이 꾸려질 수도 있다.

"우리팀이 승리하는 데 필요한 골은 1골이면 충분하다." 우즈벡전이 끝난 후 김진수가 한 말이다. 무실점 수비력에 대한 자신감이다. 실점하지 않으면 최소한 지지 않는다. 그러나 승리하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선제골일수록, 이른 시간에 골맛을 볼수록 흐름을 주도하는 데 유리하다.

한국은 매 경기 다른 선수가 골을 터뜨려왔다. 조영철(오만전), 남태희(쿠웨이트전), 이정협(호주전), 손흥민(우즈벡전, 2골)이 차례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라크를 상대로 골을 성공시킬 선수는 누구일까. 공격진에서 유일하게 골을 못 넣은 이근호, 킥과 슈팅에 능한 기성용, 세트피스 공격 가담이 위협적인 곽태휘 등이 후보다.

글=배진경, 그래픽=정선명,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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