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에美치다] ①'여탕보고서'의 마일로

2015. 1. 2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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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초등학생 때부터 주말마다 목욕탕을 갔어요. 엄마랑 못 가면 언니랑, 언니랑 못 가면 친구랑, 친구랑 못 가면 혼자서라도."

목욕탕을 안 가면 여드름이 나서 한 주도 거를 수 없었다는 웹툰 작가 마일로(24) 씨. 지난해 인천 강화도로 이사를 왔지만 그는 원래 부산 동래구 토박이다. '온천 중심지'로 통하는 부산 동래구에는 아시아 최대 목욕탕으로 꼽히는 허심청을 비롯해 30여개의 목욕탕이 밀집해 있다.

"다 가봤어요."

덤덤하게 대답하는 작가에게선 이미 만렙의 목요커('목욕'과 'er'의 합성어) 포스가 묻어났다. 지역구 목욕탕을 정복한 것도 모자라 "최장 6시간 동안 목욕탕에 있어봤다"는 작가가 네이버 웹툰 '여탕보고서'를 연재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던 셈이다.

▶에피소드는 '100% 실화' = 작품의 소재는 금남의 구역이자 음지의 소재로 여겨진 여탕이다. 벅벅 때를 밀어내려는 엄마에게서 아이는 필사적으로 도망을 치고, 강한 근력과 지구력으로 단련된 세신사가 번호로 손님을 찾는다. 부항으로 뱃살을 빼려는 아주머니가 있다면 커피 버프('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뜻의 게임 용어)로 사우나를 버티는 젊은 여성도 있다.

여탕의 모습을 날카롭게 짚어낸 작가의 관찰력에 여성들은 기억 저 편에 있는 경험을 떠올리며 무릎을 친다. 그리고 남성들은 여탕을 배운다. 물론 여성들도 남탕을 배운다. '남탕에선 비누를 주우면 안 된다'는 남성 독자들의 댓글을 통해서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에피소드를 묻자 작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드라이기 편'(9화)을 꼽았다. 남탕에는 '헤어 드라이기는 머리만 말리세요'라는 문구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이를 그림으로 그려내기까지 꼬박 닷새가 걸렸다.

"마지막 컷이 정말 고민스러웠어요. '뿌~우' 하는 코끼리로 마무리했는데 수위가 괜찮은 걸까 조마조마했죠. 다행히 별 말 없이 지나가더라고요. 독자 분들께서 점점 알몸에 익숙해지신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웃음)"

▶숨길 수 없는 '개그 욕심' = 원래 여탕의 에피소드를 소소하게 담아내려고 했다. 하지만 프롤로그부터 4화까지 '웃기다'는 댓글이 달리면서 개그 욕심이 생겼다. "요즘 니 만화 재미가 없다"며 직언을 날리는 엄마 덕분에 작가는 '어린이 욕조 편'(17화)을 미뤄두고 '버블탕 편'(16화)을 먼저 내보낸 적도 있다.

"때타월만 가지고도 에피소드를 그릴 수 있어요. 하지만 재미가 없더라고요. 이제는 어떻게 그려야 웃길 수 있을까 엄청 고민하고 있어요."

물론 모든 독자가 재미있게만 봐주는 건 아니다. 여탕에 온 건장한 사내아이를 소재로 다룬 '여탕 속 남자 어린이 편'(4화)이 나가자 어느 남성 독자는 "내 의지가 아니라 엄마 때문에 여탕에 가야 했다"며 항의했고 어떤 여성 독자도 "작가가 결혼 안 해본 티를 낸다. 너도 애를 낳아봐라"라며 질책했다고.

▶"옷을 그리고 싶어요" = 지난해 8월 부경대학교를 졸업한 작가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 한복과 20세기 초반 패션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30분 내내 할 정도로 그는 옷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차기작은 복식을 소재로 하는 스토리툰으로 그려보고 싶어요. 우리나라 한복의 역사나 저명한 패션 브랜드의 역사를 다뤄보면 어떨까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다만 복식에 관심이 많은 작가가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는 여성의 알몸을 그리고 있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얘기다. 이 점을 설명하자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변한 작가가 "그러게요"라며 '으하하하하' 시원한 웃음을 터뜨린다.

▶에필로그 = 작가는 그저 여성스럽지도 남성스럽지도 않은 느낌의 닉네임을 짓고 싶었다. 그래서 '마일로'로 정했다.

"닉네임은 별 의미 없어요. '여탕보고서'를 연재하면서 첫 작품부터 여성이라는 게 들통이 났을 뿐이죠."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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