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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PIT 허닝턴 단장, "5년 전부터 강정호를 지켜봤다!"

조회수 2015. 1. 26. 03: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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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구단의 최종 결정권자는 단장이다. 선수 영입과 계약 조건은 단장의 결단에서 시작되고 완료된다. 최종 결정권자 하면 '권력'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지만, 메이저리그 단장은 '권력' 보다 '책임'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자리이다.

모든 결정의 책임은 단장의 몫이다. 단장이라는 직책은 화려해 보이지만, 외로운 자리이다.

때론 작은 결정 하나가 그를 스타로 만들지만, 반대로 잘못된 결정 하나는 그를 곧장 실업자로 만들 수 있다.

피츠버그의 닐 허닝턴 단장이 흥미로운 결정을 내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국 프로야구 출신 내야수를 영입한 단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강정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수많은 일본인 내야수들의 실패가 있었다. 강정호의 유격수 수비는 '메이저리그 급이 아니다'는 평가 또한 현지에서 들려왔다. 하지만, 허닝턴 단장은 과감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강정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전형적인 스몰마켓 구단인 피츠버그의 입장에선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내야진이 안정적으로 구축되어있다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닐 허닝턴 단장은 왜 강정호를 영입했을까? 한 달 동안의 구애(?) 끝에 그와의 전화 인터뷰가 성사됐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이 아닌 그가 생각하는 강정호를 직접 들어보고 싶었다. 한국 언론과의 첫 인터뷰였다.

< 강정호를 영입하면서 닐 허닝턴 단장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국프로야구 출신 내야수를 영입하는 단장이 되었다. 사진/ 피츠버그 파이리츠 제공 >

대니얼김: 메이저리그 단장에게 겨울은 상당히 바쁜 시기이다. 이번 오프시즌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하다.

허닝턴 단장: 바쁜 겨울이었다. 선발 포수를 새롭게 영입해야 했고 로테이션 강화도 이번 스토브리그 목표 중 하나였다. 2015년 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대니얼김: 피츠버그는 최근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성공적으로 구단이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단을 대표하는 단장으로 구단 운영에 대한 철학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나?

허닝턴 단장: 어려운 질문이다. (웃음)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을 운영하고 또 성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한 두 가지의 변화 또는 시도로는 가능한 것이 아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성공을 거둘 수도 없다. 우리 팀이 승률 5할 이상을 기록하고 포스트시즌 야구를 경험하는 데는 많은 투자와 인내심이 필요했다. 솔직히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때론 상당히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단장에 입장에선 어려운 순간일수록 구단 전체를 일관성 있게 이끌어야 한다. 메이저리그 로스터는 현재를 뜻하고 동시에 마이너리그 육성 시스템은 구단의 미래를 의미한다. 그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내일과 오늘에 대한 균형을 생각하면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모든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프론트오피스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 현장에 있는 스카우트들은 물론이고 프론트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대니얼김: 강정호라는 선수를 처음으로 알게 된 시점이 궁금하다.

허닝턴 단장: 나는 2010년 시즌부터 강정호에 대하여 알고 있었다. 그리고 2013년 시즌부터 그를 집중적으로 스카우트했다. 그는 알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다수의 스카우트가 그의 경기를 직접 수차례 지켜봤다. 현장에서 그를 직접 확인한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선수였다. 비디오 영상을 통해서 그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기도 했고 여러 루트를 통해서 그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를 심각하게 영입대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3년 시즌이었다. 그에 대하여 공부하려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를 잘 알고 있거나 그를 상대했던 선수들을 통해서 그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내 기억으로는 약 10명 정도 된다. 즉흥적으로 그를 영입하게 된 것은 절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는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대니얼김: 포스팅비가 5,002,015 달러였다. 마지막 2,015달러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허닝턴 단장: (웃음) 포스팅에서 경쟁하는 팀이 5백만 달러를 제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5백만 달러를 살짝 넘는 액수가 필요했고 2015년 시즌부터 함께 하자는 의미에서 추가로 2,015달러를 써냈다.

대니얼김: 궁금증이 풀렸다. 많은 한국 야구팬들이 궁금해했던 부분이었다.

허닝턴 단장: (웃음)

< 피츠버그는 강정호에게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을까? 사진/ 피츠버그 파이리츠 제공 >

대니얼김: 강정호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수많은 스카우팅 리포트를 직접 확인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있었나? 그리고 강정호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꼈는지도 궁금하다. 솔직히 말해달라.

허닝턴 단장: 물론 장타력이다. 그의 파워는 인상적이었다. 그의 타구 코스를 분석해보니 무조건 당겨치는 타자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해낼 수 있다. 감독에게 많은 옵션을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이다. 그는 경기 중 상황에도 잘 대처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줬다. 상대 팀 투수의 전략을 알아내고 즉각 반응하고 대처한다. 영리한 선수이다. 상황에 끌려가지 않고 경기 중 또는 매 타석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변수와 상황에 항상 준비된 선수였다.

대니얼김: 유격수 수비에 대한 의문점 그리고 그의 수비 범위에 대한 부분이 끊임없이 언급되었다. 그의 수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하는가?

허닝턴 단장: 그의 수비 영상을 많이 봤다. 우리가 분명히 그에게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우리 구단은 수비 시프트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구단 중 하나이다. 모든 타구를 잡아낼 수는 없지만, 피츠버그의 수비는 어느 한 선수의 능력이 아닌 팀 전체가 움직이고 함께 타구를 잡아내는 게 철학이다.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강정호 또한 팀 디펜스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동료와 호흡을 맞추면서 이해도를 높인다면 잘 해줄 것이다. 우리는 그를 도울 것이다.

대니얼김: 피츠버그의 내야진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각 포지션에는 이미 선발급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다. 솔직히 그의 자리가 어딘지 모르겠다.

허닝턴 단장: 시간을 갖고 차분히 그를 지켜볼 예정이다. 강정호에게 가장 익숙한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은 잘 알고 있다. 클린트 허들 감독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를 활용할 것이다. 스프링켐프가 시작하면 2루 수비도 준비할 것이다. 시즌 초반에는 그는 내야 모든 포지션을 로테이션 형식으로 돌아가며 맡을 수 있고 때론 상대 팀 선발 투수에 따라서 경기에 투입될 수도 있다. 닐 워커, 조디 머서, 그리고 조시 해리슨도 처음부터 선발자리를 약속받으면서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세 선수 모두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서 선발자리를 차지했다. 조시 해리슨 같은 경우엔 팀 내 경쟁자인 패드로 알바레즈를 제치고 선발 3루수 자리를 꿰찼다. 바로 이게 메이저리그이다. 조디 머서와 닐 워커도 메이저리그 데뷔 당시 각 포지션에 배치되어있던 배태랑 선수들과의 경쟁해야 했다. 강정호도 마찬가지이다. 경쟁을 통해서 팀은 발전하고 선수 개개인의 기량도 마찬가지이다. 팀 내 경쟁은 성공의 원동력이다.

대니얼김: 지난주 피츠버그에서 강정호의 메디칼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첫인상은 어땠는가?

허닝턴 단장: 좋은 시간이었다. 듣던대로 체력조건은 인상적이었다. 자신감에 차있는 모습 또한 보기 좋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자신감은 중요하다. 선수가 어려운 순간을 해쳐나갈 수 있는 방법은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이다.

대니얼김: 클린트 허들 감독과는 어떤 대화를 나눴는가? 그에게 강정호에 대한 소개는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허닝턴 단장: 강정호에 대한 장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허들 감독에게 설명했다. 허들 감독 또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참고로 허들 감독은 로스터 전체를 활용하는 스타일이다. 매 경기 상대 선발투수의 장단점에 따라 맞춤형 라인업을 가동한다. 허들 감독의 스타일을 봤을 때 강정호는 꼭 필요한 선수이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정호만의 장점이다. 시즌 초반만큼은 허들 감독이 강정호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강정호의 존재는 허들 감독에게는 다양한 포메이션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흥미롭다. 나 또한 허들 감독이 강정호를 어떻게 기용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대니얼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정호를 마이너리그에 보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에게 좋은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지금까지의 진행 사항을 봤을 때 한 가지의 결론을 낼 수 있다. 그를 메이저리그 선발급 내야수로 보고 있는 것이 맞는가?

허닝턴 단장: 현재 우리는 강정호를 메이저리그 선발급 내야수로 보고 있다. 아니 믿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예측이다. 이젠 강정호에게 달려있다. 우리는 그가 우리의 예측이 틀리지 않았음을 필드에서 좋은 결과와 성적으로 증명해주길 바라고 있다. 시즌 초반 어떤 방식으로 또 어떤 포지션에서 시작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가 선발 내야수로 함께 하길 바라고 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적응하길 바라고 있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 닐 허닝턴 단장은 경쟁을 강조했다. 사진/ 피츠버그 파이리츠 제공 >

대니얼김: 강정호를 스카우트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그를 좋아했던 스카우트가 있었나? 다수의 스카우트가 그를 수차례 지켜봤다고 하는데 분명히 한 두명의 스카우트가 그를 꼭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듯 하다.

허닝턴: 강정호 영입은 프런트와 스카우트 부서의 합작이었다. 함께 진행했다. 그를 지켜본 모든 스카우트들은 긍정적으로 강정호를 평가했다. 소수의 스카우트가 그의 영입을 주장했던 것은 아니다.

대니얼김: 강정호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이다. 그리고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그리고 그를 영입한 당신은 이젠 한국에서 유명인이다. 2015년 시즌 피츠버그를 응원할 한국 야구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허닝턴 단장: (웃음) 피츠버그 파이리츠 야구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그리고 환영한다. 많은 한국 야구 팬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시즌 초반부터 강정호가 선발 내야수로 활약할지는 모른다. 아마 많은 한국 야구팬들은 선발 내야수로 활약하는 강정호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 또한 그렇게 되길 바란다. 우리는 강정호가 큰 문제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그를 옆에서 도울 것이다.

[ 닐 허닝턴 단장에게 강정호 영입은 아주 공격적이고 과감한 결정이었다. 약 30분 동안의 짧은 전화 인터뷰였지만, 허닝턴 단장이 강정호를 아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계약은 '계산된 리스크' (caculated risk)라고 설명했다. 위험부담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즉흥적인 충동구매가 아닌 오랫동안의 연구(?) 결과였다. 강정호가 선발급 내야수로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는다면 이번 허닝턴 단장의 또 하나의 성공작으로 평가 받을 것이다.

허닝턴 단장의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

Ps. 허닝턴 단장의 영문 스펠링은 Huntington이지만 첫 번째 T 는 발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danielkimww@gmail.com@danielki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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