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 현재 속도로 퍼지면 3년내 소나무 멸종

이도경 기자 입력 2015. 1. 26. 01:46 수정 2015. 1. 26.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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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산림청 내부 자료 분석 결론

재선충이 지금 같은 속도로 퍼진다면 3년 뒤면 국내 소나무가 멸종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재선충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병충해로 치료제가 없어 일단 발병하면 손 쓸 방법이 없다. 일본은 재선충 방재에 실패해 소나무가 고사되는 걸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백두대간과 제주도 등지에 재선충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녹색연합은 25일 2011년 46개 시·군이던 재선충 피해지역이 올해 1월 20일 현재 72개 시·군으로 확산됐다고 밝혔다. 녹색연합은 산림청 내부 자료를 분석하고 현장 조사를 거쳐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재선충은 지난해 강원도 정선군, 경북 영주시 등으로 확산됐다. 정선군과 영주시 사이의 영월군, 봉화군, 태백시 등으로까지 확산될 경우 '재선충 벨트가'가 형성된다. 금강송으로 유명한 태백산 일대 소나무가 고사될 위기에 놓이는 것이다. 지리산권도 위협을 받고 있다. 남원시 장수군 함양군 구례군 등에서는 아직 재선충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근 임실군 순창군 순천시 등지에서 재선충이 발병한 상태라 언제든지 지리산으로 옮겨 붙을 수 있다.

제주도 상황도 심상치 않다. 제주도는 2013년 9월 600억원을 투입해 재선충 박멸에 나섰고 지난해 5월 "재선충을 성공적으로 박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소나무가 붉게 변하는 등 재선충 재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제선충으로 붉게 변한 소나무들이 올레길에 즐비하다"며 "지금처럼 지자체에 맡길 게 아니라 중앙정부가 나설 때"라고 말했다.

재선충 방재 권위자인 일본 교토대 후타이 가즈요시 교수는 최근 재선충이 재발한 경주 현장 등지를 돌아보고 "한국은 올해(2015년) 재선충을 잡지 못하면 일본처럼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재선충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올해 산림청은 이례적으로 재선충 방재작업이 진행 중인 경북 포항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재선충 피해를 입은 소나무 219만 그루다. 올해에는 109만 그루가 새롭게 감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정부가 손놓고 있으면 3, 4년 후 소나무가 멸종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를 제거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해 재선충에 걸린 소나무 100만 그루를 효과적으로 처리한다면 내년에는 30만 그루로 발병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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