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푸는 EU.. 1달러 1유로 시대 오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환율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나? 국제 금융가가 드라기 총재의 예상을 뛰어넘는 돈 풀기 전략의 파장에 움찔하고 있다. ECB가 빈사 상태에 빠진 유럽 경제를 구하려고 매달 600억유로(약 73조1592억원)에 달하는 돈 보따리를 풀기로 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당장 유로화의 가치는 폭락하고, 미국 달러화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유로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는 15%가 뛰었다. 지난해 초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40달러가량이었으나 그해 9월에 1.30달러로 떨어졌고, ECB의 양적완화 발표가 나온 뒤인 23일에는 1.12달러로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유로화 약세가 이어져 올해 안에 유로화와 달러화의 가치가 같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화의 가치는 2002년 말에 달러화를 앞지른 뒤 줄곧 달러화보다 비쌌다. 그러나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가치는 올해 들어 벌써 7.4%가 떨어졌고, 11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험대에 올랐다. 옐런 의장은 강한 달러가 미국 경제에 바람직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강한 달러로 인해 미국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입품 가격이 내려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다. 일본, 중국, 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모두 통화 완화 정책을 동원하는 상황에서 드라기 총재가 양적완화 대열에 합류했다. 옐런은 국제 환율전쟁에 휘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미국이 달러화 강세 현상을 언제까지 방치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국제유가 하락 및 휘발유값 하락도 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으나 지난 31개월 연속으로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WSJ도 연준이 올해 중반기로 예정했던 금리인상 시기를 하반기로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렇다고 옐런 의장이 드라기 총재의 이번 조치에 직접적으로 맞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WSJ가 지적했다. 연준은 ECB에 앞서 제3차 양적완화 조치로 4조5000억달러를 시중에 풀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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