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남편 청부살해' 피아니스트 항소심서 징역 13년

장민성 2015. 1. 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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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장민성 기자 = 지난해 1월 영동고속도로 용인휴게소에서 발생한 40대 공연예술가 납치·살인사건의 배후로 기소된 여성 피아니스트가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강영수)는 전(前) 남편을 납치하도록 사주해 숨지게 한 혐의(강도치사)로 기소된 피아니스트 이모(42·여)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씨는 공연예술가 채모(사망 당시 40세)씨와 2010년 10월 결혼했으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지내다가 2012년 11월 사실혼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 당시 두 사람은 이씨의 외도, 습관적인 거짓말과 가출, 다른 남자와의 동거, 채씨 소유 카페에서의 현금 유용 등으로 더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데 동의했다. 두 사람은 헤어지면서 이씨가 채씨에게 매달 70만원씩 총 7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씨는 전 남편과 사이에 출산한 아들의 양육비와 대출이자 등으로 위자료를 지급하기 힘든 경제적 어려움과 자신의 치부가 음악계에 알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고, 결국 채씨가 자신의 친오빠를 찾아가 자신의 치부에 대해 따진 사실을 알게 되자 채씨에게 앙심을 품게 됐다.

이씨는 2013년 11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심부름센터 직원에게 채씨에 대한 납치를 의뢰했다. 심부름센터 직원 3명은 이듬해 1월 이씨가 짜준 시나리오에 따라 채씨를 유인, 납치했다. 이들 일당은 채씨의 돈을 빼앗기 위해 이씨가 알려준 방법대로 채씨를 차량으로 납치해 경북 안동으로 향하던 중 용인휴게소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차에서 달아나려는 채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일당 3명은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년·13년·25년을 각각 선고받았지만, 이씨는 살인의 고의가 확인되지 않아 강도치사죄로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씨는 심부름센터 직원 등 공범들이 일면식조차 없던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하는 과정에 개입해 피해자를 유인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짜주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조직적으로 공모했다"면서도 "범행을 사주하고 공모했을 뿐 직접 실행행위에 나아가지 않았고 과실 책임을 부담하는 강도치사죄로 기소된 점을 고려했다"며 이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이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오히려 형을 가중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씨는 채씨의 사망에 가장 근본적인 책임을 져야 할 사람으로 공범인 심부름센터 직원들에게 선고된 형량과의 균형을 고려하면 1심의 형은 너무 가볍다"며 이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심부름센터 직원에게 '채씨를 실명시켜 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심부름센터 직원은 이씨에게 '그 정도로 다치게 하면 죽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답하는 등 이씨가 채씨의 사망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nl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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