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차남 병역 문제 해명 불구 '의혹' 여전

안호균 2015. 1. 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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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십자인대파열진단 후 2차례 신검서는 4급판정 받아美서 '재건'수술 후 면제…李측 "美병원 수술권고…공개검증할 것"【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논란이 되고 있는 차남 병역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석연치 않은 점들이 아직 남아있다.

차남이 면제 판정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는데다 이 후보자 측이 공개한 자료도 의혹을 털어버리기에는 다소 미흡하기 때문이다.

25일 이 후보자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차남 이모(34)씨는 2000년 8월 징병신체검사에서 3급(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3차례 신체검사를 더 받고서야 5급(면제) 판정으로 병역 면제 대상이 됐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에서 유학한 이씨는 미시건대 재학 중이던 2004년 10월 축구시합 도중 무릎을 다쳤고 2005년 2월 미시건대 병원에서 MRI 검사를 통해 전방십자인대 완전 파열 진단을 받았다.

그는 2005년 7월 입국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다시 한 번 MRI 검사를 받아 '전방십자인대 완전 파열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그 달에 2차례나 징병신체검사를 다시 받게 된다.

그런데 2차 신체검사에서 병무청은 4급(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내렸다. 이씨는 이의신청을 통해 3차 신체검사까지 받았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후 이씨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수술과 재진단을 받았다. 2005년 12월 미시건대학 병원에서 '전방십자인대 파열 재건수술'을 받고 한국에 다시 입국해 2006년 5월 분당서울대 병원에서 "정상으로 되기는 힘들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의 병사용 진단서를 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06년 6월 병무청에서 4차 신체검사를 받은 끝에 '불안정성 대관절'의 사유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2차례 4급 판정 받고 수술 끝에 면제

실제로 이씨가 전방십자인대 파열 재건수술을 받고 병역면제를 받은 점은 법적으로는 문제될 게 없다. 관련 규정상 십자인대 손상으로 재건 수술을 받을 경우 무조건 5급 판정을 내리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제 판정이 나기 까지 과정을 들여다보면 여러 군데에서 의문점이 발견된다.

이씨의 2~4차 신체검사에서 판정 근거가 된 '국부령 556호'와 '국부령 590호'는 불안정성 대관절이 '고도'일 경우 5급 판정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고도의 불안정성 대관절로 분류되는 경우는 2개였다. 하나는 십자인대손상으로 재건술을 받은 경우다. 다른 하나는 병무청이 '십자인대 완전파열'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경우다. 이를 위해서는 병원에서 확진판정을 받고 병무청의 이학적 소견(scientific view)도 이와 일치해야 했다.

그런데 수술을 받기 전 2차례 신체검사에서 병무청은 이씨를 4급으로 판정했다. 이씨가 공익근무요원 복무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당시 병무청은 이씨의 상태를 십자인대 완전파열로 보지 않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후보자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시건 대학 병원은 2005년 2월17일 첫 진단에서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이라고 판단했다. 병무청과 미시건대학 병원이 의견을 달리했던 것이다.

이씨는 이런 과정 속에서 결국 미국으로 건너가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왜 10개월이나 지나 수술 받았나?

이씨가 수술을 받았던 시점도 의문의 대상이다.

젊고 활동적인 환자가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6주 정도 경과를 지켜보고 수술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의료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이씨는 미시건대 병원에서 십자인대 파열 진단(2005년 2월)을 받고 약 10개월이 지나서야 재건 수술(2005년 12월)을 받았다. 그 사이에 한국에 들어와 2차례나 징병 신체검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당시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학기 중에는 수술을 받을 수 없어 기말시험을 보고 나서 받은 것"이라며 "수술 전까지 목발을 짚고 다녔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 측이 공개한 기록 중 미시건대의 진단에 대한 해석에도 논란이 될 부분도 있다.

다음은 미시건대 병원이 2005년 12월20일 수술 후 작성한 수술기록지 마지막 부분에 기술된 내용을 이 후보자 측이 국문으로 번역한 것이다."수술 참고 사항 : Mr 이 씨는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입은 24살의 환자이다. 신체검사와 MRI에 의하면 요철 부분의 부상과 더불어 전방 십자형 인대의 문제가 있었다. 환자의 제한된 생활 불안전성이 보고되었고 수술 필요성이 인지되었다(The patient reported lifestyle-limiting instability and sought operative intervention)."

마지막 문장은 환자 스스로 생활상의 불편과 수술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그런데 이 후보자 측은 병원 측에서 수술 필요성을 제기한 것처럼 이 문장을 해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미시건대 병원 측이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을 권고한 사실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미시건대 병원은 이씨가 수술을 받기 2개월 전인 2005년10월 "분명히 전방십자인대재건술이 타당하며 이를 권고한다"고 진단했다.

분당 서울대병원은 2005년 7월11일 MRI 검사를 통해 "상기 진단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1차 자료 의혹 여전" 지적에 李 후보자 "모든 자료 공개"

이 후보자 측이 24일 공개한 자료는 ▲미시건대 병원 MRI 검사 결과 진단서(2005년 2월) ▲미시건대 병원 수술 확인서(2005년 12월) ▲서울대학교 병원 병사용 진단서(2006년 5월) ▲5급 판정을 받은 징병신체검사 결과 통보서(2006년 6월) ▲2014년 8월 방사선 촬영 필름 등이다.

하지만 이 중 사진 자료는 수술을 받은 뒤 9년이 지난 2014년 8월 촬영된 것이고 수술을 받기 전 상황을 촬영한 MRI나 엑스레이 사진은 제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수술을 받기 전 이씨의 무릎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돼야 이씨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명확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의혹이 확산되자 모든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통의동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일정 부분의 자료를 제시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있는 것 같다"며 "전체 기록을 다 제출하고 언론인과 의료인 등 관계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검증을 받는 것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이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첫 날인 24일 본인과 차남의 병역 문제, 동생의 범죄 사실, 재산 문제 등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차남의 병역 문제는 아직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이 많아 향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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