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라이브] 'TV스타' 차두리, "엄청난 영향력'의 비밀

풋볼리스트 2015. 1. 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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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시드니(호주)] 류청 기자= "(손)흥민이는 삼촌이라고 부르는데, 자는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 아무래도 삼촌보다는 형이 낫지 않나"차두리(35)는 진짜 스타다. 일반팬에게만 스타가 아니라 같이 뛰는 선수들에게도 대단한 존재다. 이번 '2015 호주아시안컵'에 참가하고 있는 대표 선수 중 '2002 한일월드컵'이 열릴 때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이는 곽태휘 하나뿐이다. 이근호는 고등학생, 막내 손흥민과 김진수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TV스타와 함께 뛰는 선수들이 갖는 감정은 각별하다. 김진수는 "2002년에 TV로 봤던 두리형과 함께 뛸 거라고…생각 정도는 해봤다. 역사를 쓴 사람과 같이 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2002년에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는데 그때 축구를 시작했다. 그래서 당시 이야기를 두리형에게 했는데 형 표정이 좀 그래서…전 어떤 감정인지 모르니까"라고 말하며 웃었다.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한국영도 차두리에 비슷한 경외감을 가지고 있다. 한국영은 "나는 전혀 (같이 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차두리는 반대의 감정이다. 이들이 경외감을 느낀다면 차두리는 일종의 세월무상을 느낀다고 해야 할까. 차두리는 2013년에 FC서울에 입단한 뒤 김진수의 동기인 윤일록과 이야기를 하다 윤일록이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이후 지인에게 "내가 이 친구들과 뛰어야 하나"라는 우스갯소리를 했다고 한다.역사는 이어지고 있다. 차두리는 아시안컵에서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 오만과의 경기에서 전반에 갑작스럽게 교체로 들어가 무실점 승리를 견인했고 2차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는 결승골을 도왔다. 8강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는 1-0으로 앞서던 연장후반 종료직전에 약 50~60m를 질주해 손흥민의 쐐기골을 도왔다. 차두리는 교체로 들어가도 존재감을 뽐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1차전을 치른 뒤 차두리에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토너먼트 대회와 친선전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경험 있는 선수들이 오만전에서 잘했다는 것이다. 큰 대회라는 중압감 때문인 것 같다. 차두리는 갑자기 투입됐음에도 경기를 잘 이끌었다"라고 칭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와의 경기를 앞두고는 공식기자회견에 차두리를 대동했다.동료들도 차두리의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수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두리형이 우리 팀에 정신적으로나 분위기적으로나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두리형이 경기장에 들어오면 분위기가 달라진다"라고 했다. 한국영은 "두리형이 들어오면 다른선수들도 자극을 받고 분위기도 좋아진다"라고 설명했다.이런 차두리의 영향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 그저 유명하고 나이가 가장 많기 때문은 아니다. 김진수는 "나이가 가장 많지만 모든 상황에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많이 느낀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에 힘이 난다. 어떻게 해야 할지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형을 보면 바로 정신이 든다"고 했다.한국영은 차두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소통을 꼽았다. "내가 두리형이랑 (경기를) 해보면서 느낀 건, 두리형은 교체로 들어오더라도 사기를 높여준다는 사실이다.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지만 경기장에서 가장 말을 많이 하는 선수"라고 했다. 김진수도 말을 보탰다. "누구에게나 다를 것 없이 잘해준다."차두리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김진수는 "두리형은 그라운드 안에 들어가면 간단하게 플레이하라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라며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쉽게 쉽게 경기하라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한국영은 TV로 봤을 때는 몰랐던 차두리의 장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2002 한일월드컵'을 TV로 봤을 때는 솔직히 두리형이 그렇게 기술이 좋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며 "같이 훈련을 해보니 기술도 좋고, 멘탈도 좋다. 경험도 많고 자신에 대한 확신도 있다. 경기장 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그라운드 위에서 우연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힘을 불어 넣는 차두리에게는 특별한 게 있었다. 차두리는 확실히 경기력을 뛰어 넘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었다. 솔선수범과 소통 그리고 따뜻한 카리스마까지.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를 TV속으로 돌려보내고 싶지 않은 팬들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사진=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주요기사[FA컵] 맨시티-첼시-토트넘, 강팀의 충격 탈락'레알 출신' GK 메이야스, 맨시티 무너뜨리다중국-호주 8강전, 9500만 명이 봤다일본 피했다? 아니, UAE라는 강적 만날수도도박사들, "한국-호주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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