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시봉' 정우 "극주인공이 실제 고교 선배, 흥행 여부 떠나 핏줄 같은 애잔함" [인터뷰]

신상민 기자 입력 2015. 1. 25. 08:01 수정 2015. 1. 2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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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시봉 정우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배우 정우의 대표작이라 하면 응당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를 떠올리게 된다. 극 중 쓰레기 역할을 맡아 순정 마초의 면모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정우가 '응사' 이후 바로 차기작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설 법도 한데 1년 만에 영화 '쎄시봉'을 통해 돌아왔다. '반가운 얼굴' 정우를 23일 서울 삼청동 소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돌아온 정우는 '응사'보다 더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났다. '응사'의 시대적 배경이 1994년이었다면 '쎄시봉'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정우는 '응사'에 이어 다시 한 번 과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 "복고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 배경을 특별히 좋아하기 보다는 이야기가 좋았는데 마침 시대적 배경이 과거였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전화기에서 핸드폰으로 바뀌듯 기계가 바뀔 뿐 통화하는 행위 자체가 달라지지 않잖아요. 감정은 쎄시봉이든 커피숍이든 장소나 시대에 상관없어요. 배경만 바뀔 뿐이지 감정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쎄시봉'에서 정우는 오근태 역할을 맡았다. 오근태는 무교동 최고의 핫플레이스인 쎄시봉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민자영(한효주)에게 반하게 돼 트리오 쎄시봉에 합류하기 된 인물이다. 근태의 모습에서 '응사' 쓰레기의 모습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순수한 근태의 모습과 '응사'에서 마초지만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쓰레기의 모습이 겹쳐 보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우는 "전작에 대해 차이를 두고 연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기는 물 흐르듯 해야 한다. 의식하는 순간 더 어색해진다"며 "어떤 작품이나 장르가 바뀌는 것뿐이다. 결국 정우라는 배우가 바뀌는 건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근태 연기를 하면서 주안점을 두지 않으려고 했다. 이야기에 집중하고 현장 분위기, 배우들의 감정 선에 맞게 리액션을 하려고 했다"며 "머리 속으로 계산을 하면서 하기 보다는 배우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졌다"라고 밝혔다.

정우가 연기한 오근태는 가상의 존재이긴 하지만 모티브가 된 인물이 있다. 바로 이익균이다. 오근태는 윤형주(강하늘), 송창식(조복래)와 함께 트리오 쎄시봉으로 승승장구하던 중 트리오 쎄시봉의 뮤즈이자 첫 사랑 민자영에게 상처를 받는다. 이후 모든 음악 활동을 접고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정우는 "3개월 정도 트리오 쎄시봉으로 활동을 하다가 방송 데뷔 4일 전 군대를 가게 됐다고 들었다"며 "결국 어쩔 수 없이 남게 된 팀이 트윈 폴리오다. 스타트 지점만 모티브로 삼았고 나머지는 허구다"라고 말했다.

"실제 선생님을 만났는데 부산 상고를 나왔다는 이야기에 놀랐어요. 저도 부산 상고를 나와서 이익균 선생님이 동문이었어요. 선후배 사이라니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정말 우연치고는 기가 막힌 인연이었어요. 직접 만난 선생님은 키가 크고 목소리가 되게 좋으셨어요. 베이스 톤이 매력적인 분이었어요."

정우는 '쎄시봉'에서 진구, 강하늘, 조복래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 중에서도 정우는 "진구랑 너무 좋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진구에 대해 "그 친구가 '26년'에서 주인공을 하고 '마더'에 나왔던 친구였단 걸 깜빡 했다"라고 극찬을 했다.

무엇보다 정우는 진구의 "욕심을 부리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가 보고 느낀 진구는 "현장에서 리더를 해주는" 배우다. 또한 "보여지는 모습에 대해 욕심을 내지 않기에 모든 배우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칭찬을 이어갔다.

그렇기에 정우는 "진구 같은 경우는 본받을 점이 많다. 강하기도 하고 남자다워 보이기도 한다"라며 "동갑이기도 해서 이번 작품을 통해 진구라는 친구가 생기게 됐다"라고 밝혔다.

"동갑에 동성 친구다 보니까 경쟁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욕심을 부리는 순간 작품의 균형이 깨지게 되거든요. 근데 진구는 그렇지 않았어요. 덕분에 즐겁게 촬영을 해서 문자를 하기도 했어요. '너 덕분에 내 캐릭터가 산 것 같아서 고맙다'라고 했어요."

정우는 단역을 거쳐 조연으로, 다시 조연에서 주연으로 차근차근 자신의 입지를 넓혔다. 그리고 예산이 적은 영화에서 상업 영화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했다. 그렇게 정우라는 배우는 한 계단 한 계단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이런 그에게 이번 '쎄시봉'은 더 깊은 애정을 갖게 된 작품이다. 그는 "선배들이 작품이 하나 나올 때마다 자식 같다는 말을 하는데 조금은 그 심정이 이해가 된다"라고 '쎄시봉'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더불어 "나이가 많지 않아서 자식 같다고 하는 건 그렇고 핏줄이 태어난 느낌이다"라며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밝혔다.

"상업 영화 주연은 처음이에요. 예산이 적은 그런 작품을 주로 해왔어요. 그래서 지지를 받는 느낌도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쎄시봉'은 흥행 여부를 떠나서 핏줄 같은 애잔함이 있어요."

그렇기에 정우는 '쎄시봉'에 대해 "사랑을 해본 사람, 음악이 됐던, 다른 일이 됐던 꿈을 가져본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라고 평했다. 더불어 "그리움, 추억 그런 것들은 모두에게 좋은 공감을 불러 일으킬 이야기다. 그렇기에 '쎄시봉'을 좋아해주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가령 '국제시장' 같은 경우도 장년층 관객이 좋아하다가 젊은 층 관객이 좋아하게 됐어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노부부의 이야기가 다양한 연령층에게 공감을 얻고 극장을 찾아 가는 걸로 알고 있어요. '쎄시봉'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우리 영화도 그렇게 전 연령에게 퍼져나가지 않을까요."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권영민 기자]

쎄시봉| 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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