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양의 희생과 이성의 제 역할

최병학 목사 2015. 1. 1. 02: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4년 한 해의 고사성어를 교수신문은 '지록위마(指鹿爲馬)'로 정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말로 중국의 진시황제가 죽은 후 환관 조고가 어린 호해를 황제로 내세워 난폭한 권력을 행사했던 것을 말한다. 냉철하고 비판적인 이성이 상실되고, 난폭한 감정과 편견이 휘몰아친 해였음을 보여준다. 서양 최고의 고전인 '일리아스'의 첫 행은 이렇다.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그리스 연합군 총사령관 아가멤논이 자신을 모욕하자 아킬레우스는 그의 목을 쳐버리겠다며 칼집에서 칼을 뺀다. 그때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나타나 아킬레우스의 금발을 등 뒤에서 잡아당긴다. 그 순간 아킬레우스는 노여움을 삼킨다. 이성과 지혜가 분노의 불길을 제압한 것이다. 분노를 노래하는 대서사시는 역으로 분노의 다스림에 관한 시가 된다.

요한복음은 태초에 있던 이성(logos·말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성이 우리 가운데에 임하셨다고 한다. 죄 없는 '어린양'으로. 2015년 을미(乙未)년은 양의 해이다. '양의 희생과 이성의 제 역할'이 이 땅을 바로 세우리라는 암시가 아닐까. 이제 올바른 이성으로 지록위록(指鹿爲鹿)을, 분노의 불길은 지혜의 손길로 다스리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하자. 그리고 그 기본은 바로 어린양 예수의 자기희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