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유한준을 인정받는데 걸린 시간, 10년

서지영 2014. 12. 3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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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서지영]

있는 그대로의 유한준(33·넥센)을 인정받기까지 10년이 걸렸다. 그는 "너무 착해보이고 순한 이미지 때문에 야구를 잘 못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저도 그런 제가 마음에 들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곤 했어요. 데뷔 11년차에 접어들어서야 원래 제 모습을 지키며 좋은 성적과 대우를 받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유한준은 지난 시즌 넥센의 숨은 진주다. 122경기에 나서 타율 0.316, 20홈런 91타점을 올리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수준급 수비 실력으로 '히어로즈'의 외야를 지켰다. 포스트시즌에는 연일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가치를 인정받았다. 넥센 구단은 유한준과 2014년보다 143.5% 늘어난 2억8000만 원에 2015시즌 계약을 맺었다. 팀 승리에 기여한 공헌도가 반영됐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유한준이 이번 가을을 시작으로 향후 몇 년 안에 톱 플레이어로 거듭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유한준은 2004년 데뷔 후 '언젠가 될 선수'라는 말을 들었다. 2010~2011시즌 2할대 후반 타율을 거두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고, 다시 주전 경쟁을 시작했다. 그는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님이 '살을 찌우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지난 시즌 10㎏ 가량 체중을 늘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웠어요. 장타가 많이 나온 비결 같아요. 조금 더 빨리 했어야 하는데 제가 고집을 부렸어요"라고 말했다.

슬럼프보다 힘든 건 세상의 평가와 싸우는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었다. 서글서글한 외모의 유한준은 프로야구 선수 중에서도 바르고 착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실제 삶도 그런 듯 싶었다.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에도 배려가 담겨 있다. 야구장에서도 그런 편이다. 훈련에 몰두한 뒤에는 조용히 라커룸으로 이동해 경기 준비를 한다. 안팎으로 칭찬이 자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적이 뜻대로 나오지 않으면서 "너무 착해서 야구를 못하고 슬럼프가 길다. 프로 선수가 순해서 좋을 것 없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타고난 성정을 바꾸기는 어렵다. 상황에 따라 색깔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자신이 배우고 느끼고 살아온 삶의 궤적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유한준은 "착해 보인다는 말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하지만 천성은 바뀌지 않더라고요"라며 "지난 시즌 테마는 '나만의 스타일과 야구를 받아들이는 것'이었어요. 남들이 뭐라고 말하든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라고 했다.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바르고 착한' 이미지에 성적까지 준수한 선수로 거듭나면 된다. 그는 "결국 성적에 따라 평가도 달라지게 마련이더라고요. 성적을 내고 보니 이미지나 캐릭터와 야구는 큰 상관이 없었어요. 묵묵하게 유한준만의 야구를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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