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무도-토토가'..흥겨운데 왜 눈물이 날까요

김현록 기자 입력 2014. 12. 28. 07:01 수정 2014. 12. 28. 07: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록기자의 사심집합소]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사진='무한도전' 토토가 화면 캡처

오랜만에 방송 프로그램 하나를 몇 주를 기다렸습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연말특집 '토토가'입니다. 기대가 클수록 만족시키기가 어렵기 마련인데, 말 그대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기다림이 아깝지 않더군요.

정준하와 박명수가 1990년대 스타들을 모아보겠다며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와 '나는 가수다'를 합친 기획안을 내놨을 때만 해도 '설마 저게 되겠어' 코웃음을 쳤습니다.

하지만 '설마'로 사람 잡는 게 '무한도전' 주특기가 아니겠습니까. 이번에 사람 한 번 제대로 잡더군요. 어디 저 한 사람이겠습니까. 이윽고 성사된 '토토가'를 보며 입을 떡 벌린 이들이 한둘이아니었으니까요. 섭외방송을 보면서 입이 더 벌어져 턱이 빠질 뻔 했습니다. 서태지, 핑클 섭외가 불발됐습니다만 괜찮았습니다. 터보, 김현정, S.E.S, 지누션, 엄정화, 소찬휘, 이정현, 쿨, 조성모 그리고 김건모라니요. 황홀했습니다. 노래방 리듬만으로도 이미 즐길 준비가 됐었죠.

지난 27일 방송된 본방은 그런 공감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습니다. 한국가요의 황금기 1990년대의 노래는 다시 들어도 몸이 들썩이더군요. 가수 첫 무대를 장식한 터보. 힘센 예능인이 아닌 가수 김종국이 '나 어릴 적 꿈'을 목이 터져라 부르고, 18년 만에 다시 보는 김정남이 관절을 꺾는 순간 왜 울컥했을까요. 김현정과 가수, 방청객 모두가 "돌려놔"를 외칠 땐 어떻고요. 서현이 가세한 S.E.S 바다와 슈는 과장을 조금 보태면 옛 시절과 헷갈리는 모습으로 시선을 뺏더군요.

'응답하라 1994'와 '응답하라 1997'이 전했던 옛 시절의 추억을 무대 하나에 옮겨놓은 듯한 2014년 연말의 '토토가'. 지금은 아련한 추억 속의 1990년대 이후 벌써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습니다. 한국 가요가 전성기를 누리고, 지금보다는 청춘도 조금은 덜 아팠을 듯한 낭만의 시대. 깨알 디테일에 더해진 그 시절 노래를 듣고 즐기니 정말 타임머신을 타고 간 느낌이었달까. 그래서였는지 TV를 보는 시간이 정말 쏜살처럼 지나더군요.

무대가 끝나자마자 시즌2를 욕심내던 옛날가수 김정남, "또 하자"를 되뇌던 아줌마 슈에게 빙의해 방송이 끝나자마자 아쉬움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흔한 추억팔이였을까요? 적어도 저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떨어져 보면 장사꾼 속셈이 먼저 보이는 게 바로 추억팔이죠. 뭉쳐줘서 고마운 가수들 모두가 "고맙다"고 먼저 하더군요. 보는 내내 그들에게도 '무한도전'에게도 고마웠습니다.

가장 감명 깊었던 건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 그들을 초대한 '무한도전' 멤버들, 직접 무대를 보러 온 방청객들 모두가 한마음이었다는 겁니다. 뜨거운 SNS 반응을 보니 시청자들도 같은 마음이었나 봅니다. 우리 모두가 이런 무대를 기다렸나봅니다. 지난 시간이 그리웠나봅니다. 지금을 잠깐 잊고 그간 잊고 지내던 것을 추억할 곳이 필요했나봅니다. 그래서 이렇게 흥겨운데 그렇게 눈물이 났나 봅니다.

무한도전'과 함께, 1990년대를 지나온 이들과 함께 2014년 한 해를 보내며 1990년대와 한발 더 멀어져 갑니다. 함께 나이 먹은 모두들 안녕히 한 해 마무리들 하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p.s.

그 시절 사랑했던 노래 한 곡을 하나 더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이상은의 '언젠가는' 입니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눈물 같은 시간의 강 위에

떠내려가는 건 한 다발의 추억

그렇게 이제 뒤돌아보니

젊음도 사랑도 아주 소중했구나

언젠가는 우린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현록 기자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