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화 부추기는 외인 선발, 개정 필요하다

2014. 12. 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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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인식 기자] 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들은 면면이 조금씩 달라졌을 뿐 큰 틀은 다음 시즌에도 다를 것이 없다. 처음으로 1군 리그에 참가하는 팀을 빼면 모두 선발투수 2명과 타자 1명으로 똑같다.

지난해까지는 각 팀이 외국인 선수를 2명(NC 다이노스만 3명 가능)만 보유할 수 있었다. 그러다 올해부터는 1명 더 보유할 수 있게 됐다. 다음 시즌에도 모두 구단이 3명씩 데려올 수 있고, 신생팀 kt 위즈의 경우 2016년까지 4명 보유가 허용된다. 단 3명을 투수로만, 혹은 타자로만 채우는 것은 금지(kt는 3명까지 허용)되어 있다.

또한 출전도 한 경기에 2명(kt는 3명)만 할 수 있다. 이미 올해 KIA 타이거즈는 이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다. 마무리를 하이로 어센시오에게 맡긴 KIA는 데니스 홀튼이 선발 등판하는 날에는 어센시오를 활용해 뒷문을 지키기 위해 강타자 브렛 필을 선발 라인업에서 뺄 수밖에 없었다.

팀 내에서 가장 강력한 위력을 지닌 중심타자가 매주 1경기씩 대타요원으로 전락하게 되면서 KIA도 전력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KIA는 이를 알고도 외국인 마무리를 썼지만,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4승 1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05에 그친 어센시오의 부진은 팀을 몰락 원인 중 하나였다.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로 배치하면 외국인 선발투수가 나오는 날에는 마무리와 타자 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규정의 허점이 있었기에 올해 각 팀은 선발투수 2명(NC는 3명)과 타자 1명으로 외국인 선수 농사를 마무리했다. KIA가 유일한 예외였으나, 실패사례로 기록됐다.

다가올 시즌 역시 그림은 비슷하다.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 역시 부임 직후에는 이용찬이 빠질 마무리 자리에 외국인 선수를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내비친 바 있으나, 고심 끝에 선발인 유네스키 마야와 재계약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1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여건 속에서 기존 선발투수 하나를 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결정이다.

이로써 2015 시즌에는 외국인 불펜투수가 하나도 없다. 시즌이 개막된 뒤 바뀔 수는 있으나, 처음부터 용도가 불펜인 외국인 투수는 현재 없다. 또한 타자를 2명 이상 뽑은(혹을 뽑을) 팀도 나오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조합은 선발투수 2명과 타자 1명의 묶음으로 획일적이다. 제도가 각 팀이 진정으로 자유롭게 선수 영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즌 중 한 팀의 감독은 "선발투수만 3명 쓰고 싶은 팀도 있을 수 있는데 왜 의무적으로 타자 1명씩을 꼭 뽑으라고 하는지 의문이다"라며 현행 제도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팀 구성에 따라 필요한 선수는 얼마든지 달라지므로 일리 있는 지적이다.

제도가 합리적이지 못하면 구단도 가진 능력 안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질 높은 야구'를 추구하기 힘들다. 투수가 필요한 팀은 투수만, 타자가 약한 팀은 타자로만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채울 수 있도록 개정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약점인 포지션이 명백히 있음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재능을 가진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자원 낭비기도 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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